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 위치한 천년 전통사찰 천태암에서 촬영된 사진전이 광주광역시 충장로 ACC디자인호텔 갤러리에서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천태암 구름정원’이라는 주제로, 천태암의 숨은 아름다움을 담은 26점의 사진을 선보인다.
전시회는 초대전 형식으로 진행되며, 사진작가 나종화가 2018년부터 천태암의 풍광을 꾸준히 촬영한 결과물이다.
천태암은 665년 혜암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조계종 중시조 보조국사 지눌이 고려 불교를 개혁하기 위해 송광사를 중창하면서 머물렀던 중요한 역사적 장소다. 이러한 역사성을 인정받아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전통사찰로 지정됐다.
천태암은 최근에야 일반에 공개됐으며, 아미산 서쪽 520m 고지에 위치해 있어 뛰어난 전망을 자랑한다. 이곳에서는 호남의 명산 무등산과 화순 모후산, 순천 조계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대황강이 유장하게 흐르는 모습은 이 지역을 찾는 탐방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천태암은 인근 주암호의 영향으로 안개가 빈번하게 끼는 지역이다. 그로 인해 천태암 앞에는 광활한 운해가 펼쳐져 하얀 파도가 일렁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이는 천태암을 찾는 이들에게 신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천태암에서 펼쳐지는 운해는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름답다.
천태암의 고즈넉한 기와지붕 너머로 펼쳐진 운해는, 산자락 사이사이를 메우며 마치 하얀 물결이 일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아침 햇살이 운해 위로 은은하게 퍼지면서, 하늘과 산, 구름이 한데 어우러져 경이로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짙은 녹음의 산봉우리들은 구름 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그 사이로 펼쳐진 운해는 무한한 평온함을 선사한다.
천태암의 전통적인 건축물과 조화된 이 운해는 마치 천상의 풍경을 연상케 한다. 고요함 속에서 피어오르는 운해는 천태암을 찾는 이들에게 자연의 경이로움과 마음의 평온을 동시에 선사하며, 그 아름다움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고도 넓다.
이처럼 천태암의 운해는 자연이 선사하는 최고의 예술 작품이자, 천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져 온 고승들의 수행과 명상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소중한 풍경이다.
이번 전시회를 기획한 천태암 대주스님은 “전시회를 통해 곡성군의 숨은 문화유산인 천태암의 특별한 매력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천태암의 비경과 운해를 담은 이번 사진전은 곡성 천태암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그 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소중한 자리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회를 여는 나종화 작가는 여행작가이자 사진작가로, 현재 곡성군 문화관광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화보 촬영과 새로운 여행지 발굴을 위해 곡성군 전역을 조사하던 중 아미산 천태암에 대한 소문을 접하고 2018년에 처음 이곳을 찾았다.
해발 520m에 위치한 암자 앞으로 펼쳐진 광활한 풍광, 이곳을 다녀간 수행자들의 자취, 새벽에 펼쳐지는 운해와 지리산에서 떠오르는 아미산의 일출, 무등산으로 지는 천태암의 일몰 등 아름다운 풍경에 매료돼 조용히 천태암에 오르며 7년간 작품 활동을 통해 얻은 성과물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특히 나 작가는 자신이 아끼는 작품으로 거룩한 선정을 뽑았다.
또한 조계종에서 발행하는 2024년 달력에 이어 오는 2025년 달력에도 천태암에서 찍은 사진이 채택됨에 따라 천태암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이 또 한 번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전국매일신문] 곡성/ 김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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