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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우유 생산량 증가에 유가공 업체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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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그날] 우유 생산량 증가에 유가공 업체 ‘울상’ 
  • 김주현기자
  • 승인 2024.06.08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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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따뜻한 날씨로 우유 생산 증가··· 원유가격 연동제로 우윳값 인하 어려워
3월 생산량 6년만에 최고 수준 기록··· 업체들 '1+1' 할인 행사 등 소비 촉진 힘써

2024년 6월 11일 원유기본가 협상··· 이사회 의결 거쳐 8월 1일부터 인상분 반영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원가절감 노력 통해 국민들에게 유제품 안정적 공급" 당부

슈나이더 네슬레 CEO '출산율 하락에 따른 노령인구 식품 공급' 회사 우선 과제
2024년 1~5월 기준 반려견 사료·아기분유 판매량 각각 69%·31%···두배 차이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4년 6월 8일 우유 생산량 증가에 유가공 업체 ‘울상’ 

지난 2014년 6월 8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우유'와 '분유재고'다.

분유 진열대. [연합뉴스] 
분유 진열대. [연합뉴스] 

● 남아도는 우유··· 분유 재고 11년 만 최다
2014년 따뜻한 날씨로 우유 생산이 증가하면서 유가공 업체의 분유 재고가 넘쳐나고 있다. 분유는 쓰고 남은 원유를 보관 목적으로 말린 것이다. 생산이 늘어도 원유가격 연동제로 원유 가격이 정해진 탓에 우윳값을 내리지 못하는 업체들은 잉여원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4년 6월 8일 낙농진흥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 전국 총 원유생산량은 각각 19만4천326t과 19만2천261t이었다. 지난해 3월의 18만2천950t과 4월의 18만2천249t보다 각각 6.2%, 5.5% 증가했다.

3월 생산량은 2008년 5월(19만3천186t) 이후 6년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유가공업체가 계약 농가에서 가져온 원유를 제품으로 만들고 남은 부분을 말려 보관하는 분유 재고량은 11년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4월 분유 재고(월말 분유재고를 원유로 환산한 양)는 18만5천856t으로 2003년 6월(17만9천506t)이후 가장 많았다. 작년 4월(12만928t)과 비교하면 53.7% 늘었다.

한 대형마트의 우유 진열대 모습. [연합뉴스] 
한 대형마트의 우유 진열대 모습. [연합뉴스] 

한 유가공업체 관계자는 "올들어 기온이 예년보다 높아 젖소 집유량이 많아진 데다가 최근 사료 값이 내린 영향이 맞물려 원유 생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업체 입장에서는 농가가 생산하는 원유를 다 사들여야 해서 수요가 크게 늘지 않으면 원유 잉여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우유가 남아돌아도 업체들은 우윳값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도입한 원유가격 연동제로 원유 생산량 변동에 따른 가격 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원유가격 연동제는 원유 가격 협상 때마다 낙농가와 우유업계 간 갈등이 반복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우유생산비 증감분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매년 8월 원유 가격을 정하는 제도다.

분유 진열대. [연합뉴스] 
분유 진열대. [연합뉴스] 

한편, 업체들은 남아도는 우유를 처리하느라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피전문점, 제과업체 등으로의 납품량을 늘리는 등 B2B(기업 간 거래)를 활성화하고, 어느 때보다 대형마트에서 '1+1' 등 가격 할인 상품과 행사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소비 촉진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우유의 중국 수출 길이 일시적으로 막힌 상태다. 지난달부터 중국 정부가 유제품 수출업체등록제를 시행하면서 수출업체 등록을 신청한 국내 우유업체 48곳 중 6곳이 등록보류 판정을 받았다.

2024년 6월 11일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은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6월 11일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은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 우유 원윳값 인상 초읽기··· 6월 원유기본가 협상 개시
낙농가와 유업체들이 2024년 6월 11일 우유 원유(原乳) 가격을 새로 정하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5월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6월 11일 소위원회를 열어 원유 가격을 논의한다. 협상은 한 달간 진행되지만 진척이 없으면 기한을 연장할 수 있다.

각 유업체는 원유 가격을 개별적으로 정할 수 있지만, 관행적으로 낙농진흥회가 결정한 원유 기본 가격을 준용해 왔다. 지난해 우유 생산비가 L당 약 1천3원으로 전년 대비 4.6% 늘어나 가격 협상에 들어가게 됐다. 생산비는 원유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 중 하나다. 농식품부는 생산비 상승분에 작년 음용유(마시는 우유) 사용량이 전년보다 2% 감소한 상황을 감안해, 생산비 상승분(L당 44.14원)의 0∼60%인 L당 0∼26원 범위에서 가격 인상을 진행하도록 했다. 2023년 경우 원유 L당 69∼104원 범위에서 인상폭을 논의해 음용유 기준 가격을 L당 88원 올렸다.

2024년 6월 11일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은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2024년 6월 11일 양재동 하나로마트를 찾은 시민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소위원회가 올해 가격을 정하면 낙농진흥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오는 8월 1일부터 인상분이 반영된다. 올해 협상에서는 2025~2026년 유업체가 구매할 용도별 원유량을 조정하는 논의도 처음 진행될 예정이다.

각 업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음용유 공급이 많은 경우 이 물량을 줄이고, 가공유 물량을 늘릴 수 있다. 조정된 원유량은 내년 1월부터 적용된다. 지난해 음용유 초과량이 5%를 넘어 이번 협상에서 음용유 감축 범위는 9112~2만7337t(톤)이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24년 6월 2일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제9회 밀크앤치즈페스티벌에 참석해 유업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2024년 6월 2일 경기 고양시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제9회 밀크앤치즈페스티벌에 참석해 유업계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한편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6월 2일 낙농업계 관계자들과 만나 "원가절감 노력을 통해 국민들에게 저렴한 유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송미령 장관은 이날 우유자조금이 주최하는 제9회 밀크앤치즈페스티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송 장관은 "국산 우유와 유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경쟁력을 높이면 소비자는 자연스럽게 국산 우유와 유제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60년 전통의 분유명가 네슬레. [타스 연합뉴스]
160년 전통의 분유명가 네슬레. [타스 연합뉴스]

● '저출산·고령화시대’ 네슬레, 분유 대신 노인식 만든다··· 반려견 사료 판매량, 아기분유 추월 
세계 최대 식품 회사이자 유아용 조제분유 시장을 연 네슬레의 최고경영자(CEO)가 출산율 하락에 따라 노령인구에 식품을 공급하는 것이 회사의 우선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2024년 6월 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CEO는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낮아지는 추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슈나이더 CEO는 "세계 대다수 나라에서 향후 10∼20년간 50세 이상의 연령층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그 사실과 함께 이 연령대의 특정 영양 요구를 고려하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가 목표 체중 유지, 근육량 보존, 미량 영양소 결핍 방지, 혈당 수치 조절 등 고령인구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하는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CEO [EPA=연합뉴스] 
마크 슈나이더 네슬레 CEO [EPA=연합뉴스] 

네슬레 포트폴리오에서 성인 및 의료 영양 분야는 수익 비중이 30%를 차지한다. 프랑스 경쟁사 다논(20%)보다 높다. 반면 유아용 조제분유 생산을 포함한 식품 카테고리는 지난해 네슬레 수익의 15%에 그쳤다.

스위스의 다국적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작년에 중국의 출산율 감소를 이유로 중국 시장에 분유를 제공하는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슈나이더는 네슬레 전통을 깨고 2016년 임명된 최초의 외부 출신 CEO다. 그는 “네슬레는 처음 사업을 시작한 영유아 영양 분야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 세계 국가에서 더 많은 인구통계학적 기회는 중장년층과 노년층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애완견 개 사료. [연합뉴스] 
반려동물 애완견 개 사료. [연합뉴스] 

한편 저출산과 반려동물 인구 증가 현상 등이 맞물려 반려견 사료 판매량이 아기 분유·이유식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 먹거리의 고급화 추세도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2024년 6월 2일 신세계그룹 계열 전자상거래 플랫폼 G마켓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반려견 사료와 아기 분유·이유식 판매량 비중을 비교해보면 각각 69%, 31%로 두 배 이상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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