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시도하는 위성항법장치(GPS) 전파 교란이 통상적 방향인 남쪽이 아닌 북측 서해안 방면 등으로 향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 군이 그 의도를 분석 중이다.
10일 군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초 이후 황해도 일대 등에서 GPS 전파 교란 신호를 간헐적으로 내보내고 있다.
북한은 대남 오물·쓰레기 풍선을 올해 들어 처음 날리기 시작하던 지난 5월 말∼6월 초 닷새 연속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남쪽을 향한 GPS 전파 교란 공격을 감행한 바 있다.
최근의 GPS 전파 교란 시도는 당시와 비교하면 우리 군에 포착되는 출력 강도가 낮고 지속 시간이 짧아 본격적인 공격 시도로 보기에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 군의 분석이다.
군은 특히 북한의 GPS 교란 신호가 주로 남쪽이 아닌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남측을 노리는 GPS 교란 공격이라면 교란 신호가 남쪽으로 향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의 교란 신호는 남쪽 외 다양한 방향으로 향했고, 이 때문에 이 신호가 우리 군 장비에 탐지되기는 했어도 남측이 주 교란 대상은 아니라고 군은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9일에도 북한은 해주와 개성 일대에서 GPS 전파 교란 신호를 내보냈고 이로 인해 우리 선박과 민항기 운항에 일부 장애가 발생했지만, 이번 역시 신호 출력이 5월 당시의 3분의 1 수준으로 약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달 11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한국은 10월 3일과 9일에 이어 10일에도 심야 시간을 노려 무인기를 평양시 중구역 상공에 침범시켰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지난달 28일 '최종 조사 결과'라면서 "10월 8일 백령도에서 이륙해 우리 공화국 영공에 침범한 한국 군사 깡패들의 무인기"가 "황해남도 장연군과 초도 주변 해상을 지나 (…) 우리 수도 상공에 침입했다"고 발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4일 남측 무인기 대응을 위해 개최한 '국방 및 안전 분야에 관한 협의회'에 GPS 교란 등을 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탐지전자전국 지휘관이 참석한 점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군 관계자는 "우리 측에 오는 영향이 미미하지만, 신호가 탐지는 되므로 주시하고 있다"며 "자체적인 훈련일 가능성, 무인기 주장을 대내외에 공개한 이후 그에 대한 정당성을 스스로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일종의 보여주기식 방공을 펼치고 있을 가능성 등을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국매일신문] 이신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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