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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20] “지난해가 준 교훈이 새해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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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20] “지난해가 준 교훈이 새해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4.12.31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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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희망은 그래서 시민들의, 국민들의 부릅뜬 눈이자 깨어 있는 생각과 행동이다. 내가 아닌 누군가가 우리의 행복을 만들어 준다는 망상을 경계하는 예민함을 위해 새해 아침 기도한다.” 

어찌됐건 한 해가 역사 속으로 들어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됐다. ‘어찌됐건’이라고 글을 시작하는 것은 국민들이 겪어야 했던 세밑의 격랑이 너무 가혹하고 참담했기 때문이다. 흔히 사용하는 ‘다사다난’이라는 평범한 표현으로는 형용할 수 없을 만큼 힘든 한 해였다. 

동시에 ‘어찌됐건’이라는 표현을 동원하는 것은 새해에 거는 기대를 함의 하는 간절함 이기도 하다. 제발 지난해가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최악의 밑바닥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밑바닥을 도움 닫기의 발판으로 삼아 희망의 끈을 버리지 않기 위함이다. ‘그래도 우리는 전진한다’는 믿음의 손을 놓아버리지 않기 위함이다. 

지난해 말, 12월 한 달에 발생한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 비상 계엄 선포와 12·29 제주항공 여객기의 무안국제공항 사고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생뚱맞고 불온하기 짝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불법 계엄령 선포였다. 대명천지 오늘의 대한민국에서 총 칼을 앞세운 쿠데타가 일어나리라고는 누구도 상상조차 못 한 망상이었다. 

대통령 윤석열은 대통령의 언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정제되지 않는 거친 언어를 동원, 비상계엄 선포 이유를 밝혔다. 언어가 자신의 내면을 양식이라고 한다면 그의 언어는 정상적 양식은 아니었다. 증오와 망상에 사로잡힌 확증 편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국회를 ‘범죄자 집단의 소굴’ ‘괴물’로 규정하고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반국가세력을 일거에 척결’ 같은 단어들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상대방을 적으로 인식, 말살해버리겠다는 무시 무시 한 용어들이다.
그의 계엄선포문에 담긴 언어를 다시금 살펴보는 것은 국가 지도자의 품성이 때로는 공적 리더십을 우선한다는 현실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가 남긴 계엄선포의 후유증은 혼돈과 혼란의 여진으로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다. 여야 정당은 정국을 수습하기보다는 정권을 유지하느냐, 빼앗느냐의 이분법에 매몰된 셈법으로 분주하다. 

윤석열 대통령이야 탄핵과 수사가 어떻게 결론이 나던 다시 붙여 쓸 수 없는 부러진 막대기가 되겠지만, 그게 정상이지만, 여야 정치권은 싫건 좋건 함께 가야 할 운명이라고 생각할 때 새해도 여전히 희망적이지는 않다. 

희망을 품기 힘든 세밑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의 무안 국제공항 참사는 실의와 분노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을 울음으로 채웠다.

181명의 탑승객 가운데 구조된 2명을 제외하고 전원이 사망, 국민들을 비통에 빠지게 했다. 모두가 권력자와 먼 선량하고도 평범한 국민들이었다. 수능을 마친 고등학생을 데리고 모처럼 여행을 떠난 부모들, 오랜만에 휴가를 내고 연말 여행에 나선 사람들, 부모 팔순 잔치로 떠난 일가족 등 우리 이웃이 참변을 당했다. ‘그들이 아닌 나’ 일수도 있는 현실의 아픔이다.

뒤늦게 새떼와의 충돌 등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 불감증이 낳은 가슴 아픈 현실이다. 가족과 이웃과 담소를 나누는 일마저 죄스러울 정도다.

우리는 새해를 맞아 지난해가 준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훈은, ‘희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간다’는 사실이다. 희망은 그래서 시민들의, 국민들의 부릅뜬 눈이자 깨어 있는 생각과 행동이다. 내가 아닌 '누군가 가 우리의 행복을 만들어 준다'는 망상을 경계하는 예민함을 위해 새해 아침 기도한다. 
그리하여, 새해에는 가족끼리 온기 있는 식탁에 둘러앉아 웃음 꽃을 피우고, 이웃을 만나 서로 눈 인사라도 나누는 그런 작은 기쁨이 죄스럽지 않은 날들이었으면 한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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