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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통시장 가는 날' 부실운영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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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전통시장 가는 날' 부실운영 논란
  • 임형찬기자
  • 승인 2014.07.04 0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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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취지로 시장에서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행사에 대해 상인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상인들은 행사가 재래시장을 돕기는커녕 이미지를 실추시키기만 한다는 입장이지만 '슈퍼갑'인 서울시의 눈치만 보고 있다.3일 서울시와 전통시장 상인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작년부터 대형마트가 쉬는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44곳의 재래시장에서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전통시장 가는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행사의 취지는 고품질의 특산물을 재래시장들이 일제히 공동구매해 시중 가격보다 10∼30% 저렴한 가격에 팔아 시민들이 전통시장을 찾게 하자는 것이다.그러나 지난 1월 판매한 영광굴비(시장당 100두름)와 5월 안동 간고등어(150손), 지난달 정남진 수미 감자(70박스)에 대해 시장 상인들은 품질이 형편없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가장 불만이 많았던 것은 안동 간고등어였다. 이 제품은 포장에 제조일과 유통기한, 중량표시도 없었고 제철 고등어도 아니었다.시장 상인들의 법률 지원을 하는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에 샘플 분석을 의뢰한 결과 3년 전인 2011년 부산에서 냉동처리된 고등어로 밝혀졌다.논란은 안동시로까지 번졌고, 안동시가 해당 업체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고발해 경찰은 이 업체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또 굴비에서는 이상한 냄새가 났고 감자는 박스 곳곳에서 썩은 감자가 섞여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한 상인은 "감자의 20∼30%는 썩었고 분류가 되지 않아 크기가 일정하지도 않았다"며 "어쩔 수 없이 내 점포에 있던 다른 감자로 대체해 팔기도 했다"고 말했다. 상인들이 특산물을 팔아 얻은 중간 마진도 없다.서울시가 서울 재래시장 상인회 대표들의 모임인 '서울상인연합회'와 함께 지역 특산물 업자를 선정해 제품을 재래시장에 배달시키면, 상인들은 서울시가 정해준 가격에 물건을 팔고 이틀 안에 대금을 연합회에 완납해야 한다. 재래시장이 행사에 참여하며 서울시에서 받는 지원금은 분기에 250만원에 불과하다.한 상인회 대표는 "불량식품은 4대 악으로 규정하고 단속하는데 서울시가 유통기한 표시도 없거나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강매'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너무 분통이 터지지만 서울시에 밉보이면 각종 지원을 받는 게 어려워져 숨죽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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