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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통합·화해의 행보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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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 통합·화해의 행보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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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4.0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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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64)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 결과 지난 4차례 경선 누적 득표율이 과반인 문 전 대표를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문 후보는 호남권, 충청권, 영남권, 수도권·강원·제주 등 이날까지 모두 4차례 실시한 권역별 순회경선에서 누적 득표율 57.0%를 차지하면서 안희정 충남지사·이재명 성남시장·최성 고양시장을 제치고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했다. 문 후보는 이날 재외국민 투표 결과를 포함한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에서 60.4%를 득표, 누적 득표율 57.0%로 과반을 차지했다. 안 지사는 17.2%를 얻어 누계 21.5%의 득표율로 최종 2위에 올랐고, 이 시장은 22.0%를 득표해 누적 21.2%로 3위에 그쳤다. 최 시장은 0.3%를 득표, 누적 득표율 0.3%의 미미한 수치를 기록했다. 누적 득표율 기준으로 문 후보는 안 지사를 35.5%포인트 차이로 멀찌감치 따돌리며 압승을 거두면서 본선 선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되면서 문 후보는 경선과는 다른 본선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이어온 '대세론'을 확산하기 위해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일부 중도보수층까지 흡수한 안 지사와 전통적인 야권 지지층을 보유한 이 시장으로 향했던 표심을 한데 모으기 위한 당내 통합 행보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현직 단체장인 안 지시와 이 시장이 선거운동을 할 수 없기에 두 후보 캠프 인사들을 선대위에 대거 합류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 후보는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국익과 국민보다 앞서는 이념은 없다. 보수·진보를 나누는 분열의 이분법은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한다"며 "이제 대한민국에서 분열과 갈등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선은 보수 대 진보가 아닌 상식과 몰상식, 공정과 불공정, 미래개혁세력과 과거적폐세력의 대결"이라며 "반문(반문재인)·비문(비문재인)연대는 저를 두려워하는 적폐연대에 불과하다. 저는 어떤 연대도 두렵지 않다,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경제와 안보, 무너진 두 기둥을 기필코 바로 세우고, 불공정·부정부패·불평등의 적폐를 완전히 청산하겠다"며 "연대와 협력으로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를 지켜온 유력 대선후보이나 최근 들어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 안 전 대표의 박빙 구도가 형성되면서 문 전 대표 대세론이 주춤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대선 판세가 급변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물론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여전히 문 전 대표가 가장 앞서 있으나, 안 전 대표의 지지율 급등은 보편적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나라 안팎의 위기 상황 속에서 대통령 탄핵사태로 흐트러진 국정을 다잡고 새로운 국가적 도약을 모색할 리더십을 뽑는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문 전 대표가 적임자로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문 전 대표의 대북·안보관을 놓고 보수층을 중심으로 불안감이 형성된 데 대해선 이를 불식시킬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존위와 국민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인 만큼 믿고 맡길 만하다는 신뢰를 주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아울러 탄핵 과정에서 촛불과 태극기로 나눠 우리 사회 내부에 골 깊게 형성된 분열과 증오의 갈등 구조를 해소하는 것도 시대적 과제다. 이를 위해선 진보진영의 대표 주자인 문 전 대표가 앞장서 통합과 화해를 향한 행보를 해야 한다. 적폐 청산도 일리 있는 주장이나 당장 국민 통합에 우선하는 가치가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차기 정부에서는 과거와 같은 대통령 권력 독점구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회 선진화법만 해도 독선적 국정운영 방식을 갖고선 쉽게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될 것이다. 네 편, 내 편 가르지 않는 협치와 연대가 아니고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문 전 대표 언행이 이런 달라진 상황과 부합하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당내 대선후보 경선과정에서 다른 후보들로부터 적잖은 불만이 표출됐던 대목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는 새로운 정치 환경에 맞춰 권력 분점을 어떻게 모색할지 청사진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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