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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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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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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4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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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에서 모두 지금의 위기 상황을 누그러뜨리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북핵 상황이 '도발과 제재'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대화로 국면이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북한이 두 달 가까이 도발을 중단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고강도 대북 비난에도 상당히 절제된 반응을 보이자 미국도 이에 화답하듯 점차 대북 대화에 무게를 둔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우선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겨냥해 '폭군' 등으로 부른 트럼프 대통령의 8일 한국 국회 연설에 대해 예상보다 낮은 수위로 대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은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트럼프가)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전면거부하는 망발을 늘어놓으면서 우리 국가를 악마화하여 우리 정부와 인민을 갈라놓고 조선과 국제사회를 대치시켜보려고 꾀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에 대응한 보복 조치를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9월 유엔총회에서의 '완전 파괴' 발언에 대해선 김정은이 직접 성명을 내고 '초강경 조치'를 언급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대북 소식통은 12일 "이번 반응이 최종적인 것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이번 담화만 봐서는 김정은 정권의 치부가 정면으로 공격당한 것 치고는 반발 강도가 세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최근 미국 고위 당국자들에게서 잇따라 대화에 무게를 둔 발언이 나온 것과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된다.


북한은 이번 정상외교 기간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두 달 가까이 도발을 삼가고 있다. 지난 9월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라고 주장한 6차 핵실험을 한 데 이어, 같은 달 15일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게 마지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를 악마화해 우리 정부와 인민을 갈라놓고 조선과 국제사회를 대치시켜보려고 꾀한 것"이라고 비난했지만, 비교적 절제된 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국회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폭군·독재자"라고 지칭하고 "북한은 지옥"이라고 맹비난했지만, 보복 조치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을 했을 당시 김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내고 '초강경 조치'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는 기류가 다르다. 북한의 대응 기조에 대해 우리 정부도 "이전과 비교해 형식과 내용 면에서 비교적 절제됐다"고 평가했다.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기까진 넘어야 할 변수가 아직은 많아 보인다.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이 특히 중요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1일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비핵화 대화를 위해선 "북한이 도발 중단을 이어가야 한다.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노선 전환의 분명한 신호를 필요로한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북한이 시간을 벌면서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지, 아니면 대화를 염두에 두고 숨고르기를 하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가는 길에서 남은 마지막 과정이 '핵탑재 ICBM 완성'인 만큼, 북한은 언제든지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국가정보원에서도 평양 소재 미사일 연구시설 동향을 보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할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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