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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3.6등 ‘도미노 여진’…불안감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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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 3.6등 ‘도미노 여진’…불안감 확산
  • 김윤미기자
    포항/박희경기자
  • 승인 2017.11.16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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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진규모 3.0대 오르면서 불안 증폭
“동일본 대지진 여파 지각 약해진 탓”
곳곳 무너질듯 위태로운 건물 발견
행정력 못미쳐 주민들 불안감 가중

 지난 15일 오후 5.4 규모의 강진이 발생한 이튿날에도 경북 포항 인근에서 규모 3.0 이상의 여진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추가 강진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분 42초께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3.6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북위 36.12도, 동경 129.37도이며 지진 발생 깊이는 8㎞다.


 이 지진은 전날 발생한 5.4 지진의 여진으로, 기상청은 애초 이동속도가 더 빠른 지진파(P파)만을 활용해 규모를 3.8로 발표한 뒤 추가 분석 후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기상청은 이 지진의 진도를 경북 Ⅴ등급, 강원·대구·울산 Ⅱ등급으로 분류했다.
 기상청이 활용하는 수정 메르칼리 진도계급(MMI scale)에 따르면 진도가 Ⅴ등급일 경우 거의 모든 사람이 지진동을 느끼고, 수면 중에도 많은 사람이 잠을 깰 수 있다.


 이 지진을 포함해 전날 규모 5.4 본진의 여진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현재 총 42회 발생했다. 규모 4.0∼5.0 미만이 1회, 3.0∼4.0 미만이 3회, 2.0∼3.0 미만이 38회였다.
 이처럼 여진이 멈추지 않는 데다 전날 오후 4시 49분께 발생한 규모 4.3 여진 이래 대체로 2.0대 규모를 나타내던 여진이 다시 규모 3.0대로 오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강진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포항 지진의 여파로 한정 지어 본다면 향후 일어날 지진은 규모가 작을 수 있다”며 “하지만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지각이 약해진 상황에서 그동안 응력까지 쌓인 탓에 더욱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지진으로 쓰러질 듯 위태로운 건물들이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흥해읍 남성리 한 2층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외벽이 곧 무너질 듯 위태로워 보였다. 당장에라도 아래로 떨어질 듯했다.
 그러나 행정력이 이런 데까지 미치지 않다가 보니 포항시는 마을 이장이나 통·반장 등을 통해 피해 현황을 접수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 건물 바로 옆 2층 건물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아예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실 외벽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아래 세워진 차는 심하게 부서졌다. 부서질 당시 지나가던 사람이 없어 천만다행이었다.
 이 건물에 입주한 상인 김모 씨(45·여)는 “어제 옆 상점에 가서 주인과 얘기하고 있다가 갑자기 지진이 나 둘이서 소리를 지르며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며 “진동이 지나간 뒤 밖으로 나와 보니 벽체가 떨어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지진 때 워낙 놀라서 떨어진 벽체에 차가 부서진 것도 몰랐다. 그때  차 근처에 있었더라면 큰일 날 뻔했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건물 2층 교회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금이 가 있고, 벽체 파편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6개동 260가구가 사는 흥해읍 내 대성아파트도 상황이 심각하다. 일부 기둥이나 벽체가 무너지고 아파트가 기울면서 포항시가 모든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경찰과 의용소방대가 현장을 통제하면서 일부 주민은 급하게 집에 들어가 옷이나 지갑 등만 들고나오곤 했다.
 한 80대 할머니는 “다른 것은 몰라도 계속 먹는 약이 있어서 약만 들고 오려고 한다”며 힘없이 말했다.
 옷가지만 챙겨서 나온 이재일 씨(72)는 “집에 들어가 보니 냉장고와 에어컨이 쓰러지고 난리도 아니다”고 말한 뒤 “당분간 아들 집에 가서 지내려고 한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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