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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수능 연기… 출제위원 감금생활 ‘일주일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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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수능 연기… 출제위원 감금생활 ‘일주일 더’
  • 속초/ 윤택훈기자
  • 승인 2017.11.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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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종료와 함께 ‘자유의 몸’ 기대 물거품…23일까지 합숙생활 연장
보안·의료·조리인력 등 포함 700여명 수당·콘도사용료 30억 추가발생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6일 치러지기로 한 수능이 23일로 연기된 가운데 강원 속초지역의 한 콘도에서 합숙하던 수능출제위원들도 1주일 더 감금생활을 하게 됐다.
 지난 10월13일 속초지역의 모 콘도에서 모인 출제위원들은 당초대로라면 16일 오후 수능 종료와 함께 합숙소를 떠나 자유의 몸이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 되면서 이들도 하는 수 없이 오는 23일까지는 구속된 몸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 수능 출제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출제·검토위원 500여 명과 보안·의료·조리 등을 맡은 관리인력 200여 명 등 약 700여 명이 투입됐다.
 출제위원들은 합숙 기간 외출을 전혀 할 수 없다. 부모상(喪) 같은 긴급한 상황에 한해 보안요원의 동행 아래 며칠 외출하는 것은 가능하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외부와 연락할 수 있는 통신수단 사용도 전면 금지된다.


 다만 2014년부터 보안요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인터넷에서 문항과 관련된 내용을 직접 검색할 수 있으며, 나머지의 경우에는 간접 검색만 가능하고 문제를 출제하는데 골몰한다.
 합숙장소 주변에는 펜스가 설치됐다. 혹시나 시험정보를 적은 종이를 밖으로 던져 유출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창문도 방충망이 고정돼 환기만 할 수 있을 뿐 열 수는 없을 정도로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34일간 감금생활을 했지만, 올해는 지진으로 1주일을 더 감금상태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출제위원들이 받는 수당은 하루 30만 원 수준이다. 합숙 기간을 고려하면 약 1000만 원의 수당을 받는 셈이다.


 수능출제위원들은 시·도교육청 등의 추천을 받아 대학 교수와 고등학교 교사 등 관련 전문가에 대한 인력풀 중 철통같은 보안 속에 선정된다.
 자녀가 수험생이거나 고3 담임일 경우에는 출제위원 선정에서 배제된다. 출제 위원이 누가 됐는지, 어디에서 출제가 이뤄지는지 등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진다.


 출제위원은 시험이 끝날 때까지 자신이 출제위원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써야 한다.
 출제위원으로 선정되면 보통 주변 사람들에게 해외출장을 간다는 식으로 자신의 공백을 설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제위원들은 합숙기간 동안 가족은 물론 모든 외부와의 연락이 일체 허락되지 않는다.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팩스, 이메일과 편지 등도 보낼 수 없는 등 외부와 전혀 소통할 수 없어 감옥 같은 생활을 해야만 한다.
 출제위원들이 기거하는 건물은 보안요원 외에 경찰이 상주하면서 출입을 엄격히 통제한다. 종이 등을 뭉쳐서 밖으로 던져 시험 정보를 유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 주변에 펜스도 쳐진다.


 몇 년 전에는 족구를 하던 출제위원들의 공이 외부로 나가자 보안위원들이 공을 찾아서 혹시 시험문제를 유출하지 않았나 하고 공을 찢어서 확인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다.
 한번 입실하면 외출은 절대 불가능하지만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보안요원이 동행해 잠깐만 외출이 가능하다. 환자가 발생해도 내부에서 의료진들이 치료한다.


 그 밖에도 이들에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일류 요리사와 의료인력, 보안요원들에게 지급되는 수당과 콘도 사용료를 합치면 30억이 넘는 비용이 지불된다.
 또 최상의 켠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시설 등을 제공해 주고 먹고 마시는데 있어 최상의 음식도 제공해 주어 문제 출제에 만전을 기하게 한다. 수능 문제 출제는 시험 일주일 전쯤 완료되지만 출제위원들은 밖으로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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