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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야당의 내분사태 탈출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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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야당의 내분사태 탈출구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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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2.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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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난 6일 "지금은 기득권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라며 문재인 대표에게 자신의 혁신전대 제안 거부를 재고해달라고 요청하며 "저와 함께 우리 당을 바꿔나갈 생각이 없다면 분명히 말씀해 달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제 더이상 어떤 제안도 요구도 하지 않을 것이다. 묻지도 않을 것이다. 오직 낡은 정치를 바꿔달라는 시대 흐름과 국민의 요구에만 충실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표가 혁신전대 제안을 끝내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함께 할 뜻이 없다고 간주, 탈당 감행도 불사하겠다는 '마지막 경고'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현 체제와 리더십으로 당의 분열과 갈등을 잠재울 수 있는가. 지금 우리 당으로 총선 돌파와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보는가"라고 반문하며 "정치 리더십은 누르고 억압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짓누를수록 불신과 갈등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화합은 멀어져 갈 것"이라고 정면비판했다. 이어 "문 대표가 다시 당선된다면 저는 깨끗이 승복하고 문 대표를 적극 도울 것"이라며 "진정 당과 모두가 함께 사는 길이 무엇인지 숙고해 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혁신전대를 거부하며 제시한 논리도 정면반박했다. 그는 "문 대표의 말씀대로 지긋지긋한 상황을 이제 끝내야 한다"며 "그 각오와 결기로 전당대회에서 국민과 당원께 재신임을 묻겠다는 선택은 왜 하지 못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특히 문 대표가 분열과 대결을 이유로 든 대목과 관련, "국론이 분열되는데 선거는 왜 하느냐는 논리와 다를 바 없다"며 "대통령선거가 국민들에게 분열과 대결을 불러오기 때문에 선거를 피하고 대통령을 추대해야겠다는 말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대결을 피하고 누른다고 해서 당 내부의 리더십이 온전하게 서지는 못한다"며 "치열한 혁신 논쟁과 경쟁이야말로 새로운 혁신동력을 불러일으키고 단단한 리더십을 새롭게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가 물러날 뜻도, 안 전 대표가 혁신전대 제안을 철회할 뜻도 없어 보인다. 이런 식이라면 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주류,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가 사생결단식으로 충돌하면서 당이 두 동강이라도 날 수 있을 것 같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깔끔히 분당해 국민 심판을 받으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수권을 목표로 하는 제1 야당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니다. 문 대표나 안 전 대표 두 사람은 모두 그동안 당 내홍 사태에서 분열과 갈등을 수습할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제 그 기대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문·안 두 사람 간 그동안 공방은 새정치연합을 볼모로 이뤄진 치킨게임과도 같았다. 두 사람 모두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를 외치면서도 상대의 양보나 투항만을 압박해 왔다. 기득권은 포기하지 않는 내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싼 복잡한 정치공학적 셈법까지 가미되면서 새정치연합 내분은 갈수록 이전투구 양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주류와 비주류, 문 대표와 안 전 대표 간의 핑퐁게임식 공방은 '헤어지기'를 앞두고 서로 명분 쌓기에 열중한다는 인식마저 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다양한 사회의 욕구와 주장을 통합하고 조율해 가는 것이 민주사회 정당의 역할이다. 자신들의 당 내부에서 분출되는 목소리와 이해관계조차 조정하는 데 실패하는 정치적 리더십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정당이 국민의 걱정을 덜어주기보다 오히려 더하게 만드는 리더십으로 내년 총선, 나아가 대선 승리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문·안 두 사람은 대결과 분열을 피하기 위한 방안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마련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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