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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하수처리를 포함한 환경시설의 선순환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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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하수처리를 포함한 환경시설의 선순환경제
  •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 승인 2022.02.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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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환경문제의 선순환기능 확대

우리나라에서 근대 하수도를 본격적으로 축조·개수하기 시작한 때는 19세기 말 개항 이후이다. 전염병 방지와 공중위생 개선을 위한 생활오수 처리의 중요성이 인식·확산되면서 배수기능의 역할이 개천에서 근대 하수도로 전환되었다. 1938년도에 발간된 ‘경성부토목사업개요’에 따르면 1918년 제1기 하수도 개수계획을 통해 최초로 총 17㎞의 근대 하수도가 건설되었으며 이를 시작으로 지금의 하수도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과거 우리 조상들은 화장실의 대소변이 식물을 거름지게 하는 중요한 영양분의 원천으로 유익하게 활용해 왔다.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오래 묵은 똥항아리의 똥물을 잘 저어서 등에 지고 다니는데 그 항아리를 ‘똥장군’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이 똥물을 농작물 곁에 거리를 두고 땅을 파서 똥물을 주면 식물이 힘을 내고 무성하게 잘 자라는 것을 지금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풀과 나무를 베어서 퇴비로 만드는 과정에 오래 묵은 잘 발효된 똥물을 붓고 퇴비를 비닐로 덮어 놓으면 우수한 퇴비가 생산된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쓰레기 대란이 아니라 사람의 배설물을 생활쓰레기로 만들지 않고 모두 재활용함으로써 완전히 자연으로 순환시키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인류는 혐오감을 주는 소변 및 대변을 치료용으로 오랫동안 사용해 왔다는 역사적 사실이 엄연히 존재한다. 또한 이와 함께 가축분뇨는 인류에게 땔감, 집을 짓는 재료, 그리고 생활용품의 재료 등에 이용되었다. 특히 이 또한 농업에 있어 중요한 비료로 이용 가치가 컸다. 이들 가축분뇨는 농업생태계를 유지하고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오늘날 자원순환 개념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지만 산업화를 거치며 이들 축산 농가들이 점차 기업화되기 시작하고 고농도 오염물질인 가축 폐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문제가 되었다. 땅과 물이 오염되기 시작한 것이다. 넘쳐나는 가축분뇨들은 쌓아둘 곳을 찾지 못해 해양투기나 매립을 통해 처리를 했지만 이도 잠시였고, 버려지는 분뇨가 늘어남에 따라 오염이 확대되었다.

악취의 주인공이었던 가축분뇨의 재활용 공정을 통한 바이오매스화 사업은 분뇨처리의 미래를 보여주는 하나의 혁신이다. 미래 자원으로서 분뇨의 가치가 재조명되었으며, 환경의 보존과 화학비료를 대체하는 자원이자 환경과 생태를 살리는 일거양득의 이익을 가져다주게 되었다. 바이오가스 등은 축산분뇨를 혐기 소화시켜 얻은 메탄가스를 에너지로 전환한다. 유럽에서는 70~80년대부터 이를 청정에너지원으로 개발했다. 상당량의 가축분뇨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농촌진흥청에서 발간한 ‘가축분뇨의 잠재적 가치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80여 개 이상의 중앙처리시설과 5,000개소 이상의 농가 개별시설을 가지고 있고 덴마크는 중앙 집중형기기와 농가형기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시설들은 온실가스 발생 감소와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운영되고 있다.

축산분뇨를 재활용하는 기술은 많은 진전을 가져오고 있다. 메탄가스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청정에너지의 활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물학적 분해 및 발효를 통한 퇴비생산 등 이에 대한 기술은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행정당국이 이를 수용하는 것에는 소극적이다. 이는 실증사업이 개발자 중심으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책임으로 인해 실험적인 정책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사업자 또한 구체적인 실증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고 담당공무원이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실증사업을 국가공인기관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수거하고 보급하는 과정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산업적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하수도 정책은 기본계획, 관로 운영, 하수처리, 하수도 경영 4단계를 기준으로 한다. 그리고 스마트한 관로운영과 효과적인 하수처리, 경영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광역하수처리 시설을 확대하여 모든 하수처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정책을 지금까지 만들어 왔다. 방대한 하수관로를 지하에 설치하고 하수처리용량을 키우기 위해 노후 하수 관로를 교체하는 사업과 광역하수처리 시설의 용량을 키우는 사업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하수도정책을 일종의 토목사업으로만 인식하는 태도에서 좀 더 발전해야 한다. 장마철 등 폭우의 유입으로 인한 하수처리시설의 오버플로워와 방류, 그로 인한 하천 및 근해의 오염, 화장실에서 유입된 인분을 비롯한 생활쓰레기의 유입으로 발생하는 하수관로의 흐름방해 등 기반시설구축만으로 갖게 되는 한계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개발 오염원이 되는 각각의 건축물에서 정화조 등의 일차적인 물리적 정화시설이 계속해서 유지되어야 하고 이를 수거하여 자원화 하는 계획을 병행하여야 한다. 또한 건축물의 우수관로와 생활하수관을 엄격하게 구분하여 건축물이 지어질 수 있도록 지도하고 국민이 이를 공감하여 생활화하는 협조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현대는 기술이 발전하였다. 이에 대한 활용은 지혜로운 이용과 의지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과거 인류는 인분과 가축분뇨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100% 활용하는 완전한 순환체계를 이루고 있었다. 이것은 과거의 인류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실현 가능한 교훈이다. 선택은 의지에 달렸다.

쓰레기나 하수 등 이러한 환경문제가 갖는 의미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적 의미에서 볼 때도 쓰레기는 완전한 소모성 비용을 일으키는 요소라고만 인식되기가 쉽다. 그러나 우리는 선순환체계의 중요성과 그 효율성을 환경문제를 통해 답을 얻을 수 있다. 생활폐기물을 자원화 하는 과정을 통해 산업구조를 만들 수 있으며 다양한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여 거대한 경제 구조로 키울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의 전환이 선순환 경제의 본질이고 우리가 나아가야할 방향인 것이다. 비단 이는 환경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경제 질서 자체가 이러한 순환구조를 원활하게 하는 것이고 그 원활함을 만드는 것이 정치와 정책이 되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waterwra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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