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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지구온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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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의 데스크席] 지구온난화
  • 최재혁 지방부국장
  • 승인 2022.06.1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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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혁 지방부국장

경북과 강원 지역은 연례행사처럼 해마다 전쟁 같은 대형 산불이 반복되고 있다. 올봄도 강원도, 경북 울진 등지서 대형 산불이 난 데 이어 경남 합천·김해·밀양까지 잇달아 발생하여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특히 이번 밀양 산불은 최근 20년내 가장 늦은 시기에 발생한 대형 산불이라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갖게 하고 있다.

산불은 보통 봄철 새 풀과 잎이 우거지기 전 마른 풀과 낙엽이 아직 지표를 덮고 있을 때 많이 발생한다. 해마다 11월부터 이듬해 5월말까지만 산불 감시초소와 감시원을 운용하는 것도 6월 녹음기에 접어들면 산불 발생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밀양 산불에서 보듯 6월 녹음기가 되어서도 산불은 난다.

최근 경북 울진군에서 또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다행스럽게도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축구장 203개에 해당하는 넓이의 산림과 소중한 문화재 등이 소실됐다. 올해 들어 경북지역에는 유독 산불이 잦다. 지난 3월 울진·삼척에서 발생해 10일간 1만6301ha의 산림을 태운 악몽이 아직 가시지 않은 시점이다. 소방 당국의 발 빠른 대응으로 주불이 진화된 상태다.

이번 산불은 지난달 28일 12시 6분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에서 발생했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에 따르면 산불은 발생 후 23시간 34분 만인 29일 오전 11시 40분께 주불을 진화했다 한다. 이번 산불의 영향구역은 약 145ha로 추정된다 한다. 당국의 신속한 대처로 인명이나 인가에 별다른 피해는 없었으나 보광사 대웅전을 비롯해 자동차정비소 등 건물 9개 동이 불에 탔다. 산불 진화 동원된 헬기만 해도 36대에 이르렀다.

동해안 지역은 원래 산불 다발 지역이다. 지형적 요인으로 봄철이 되면 항상 건조하고 바람도 강하다. 지금도 울진을 포함한 동해안 지역에는 장기간 건조 특보가 발령돼 있는 상태다. 특히 산불이 나던 날은 바람이 초속 13m에 이르는 강풍이 불고 있었다. 또 이 지역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 않는 소나무가 많아 산불이 순식간에 인근지역으로 확산된 것이다. 거기다가 이 지역 산세 또한 험준해 진화작업도 쉽지 않다.

이번 산불이 행곡리 야산 인근 공사장에서 용접을 하던 중 불씨가 튀면서 산불로 번졌다.옛말에 ‘아까시나무에 꽃이 피면 산불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6월이면 나무에 물이 올라 산불도 끝이라는 말일텐데 이 같은 속설이 점점 무색해지고 있다. 최근 연구 결과, 급격한 기후변화 탓에 6월에도 산불 발생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망된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이 우리나라의 산불 위험 기간이 더 길어졌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지난 60년간(1960~2020) 기상관측 자료를 활용해 20년 단위 산불 기상지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봄·가을철의 산불 발생 위험도 증가 경향과 함께 6월의 산불 위험도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변화하는 산불 특성에 맞춰 1년 내내 상시 대응이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 우리나라의 산불은 주로 3∼4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데 최근 들어서 발생 시기가 길어지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8일 경북 울진에서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200개에 해당하는 산림이 소실된 바 있다. 또 사흘 뒤인 31일 밀양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6월 초까지 이어져 사상 첫 여름 대형산불로 기록됐다.

이렇게 피해가 커진 가장 큰 이유는 ‘지구온난화’가 지되고 있다. 올봄 평균 기온은 역대 최고였고, 강수량은 평년 수준에 크게 못미쳤다. 최근 건조한 날씨가 지속돼 작은 불씨로도 대형산불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산불은 대부분 사람의 부주의로 발생한다. 우리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산불예방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6월이 근 일주일 넘게 가을 날씨가 됐다. 그래서 지구온난화는 틀렸다고 이야기해야 할까? 천만의 말씀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핵심은 예측불가능성이다. 날씨가 예측이 안 된다는 것이다. 더 강해진 태풍과 더 심각해진 가뭄, 여름에 난 밀양의 산불을 보노라면 모골이 송연진다.

정부와 자치단체는 홍보나 교육 등을 통해 주민을 비롯한 온 국민의 산불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주민들은 산불 조심을 생활화해야 한다. 산림청과 소방 당국은 효율적인 진화를 위해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서 산불 역량을 강화해나가야 한다. 산불 진화 인력과 장비도 대폭 확충해야 한다. 산불로 소중한 산림 자산이 소실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한마디로 기후변화 시대에는 대형 산불 위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기후변화 시대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대형 산불 방지를 위해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지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수십 년 가꾸어온 산림자원을 하루 아침에 송두리째 파괴해버리는 이 산불 재앙은 예방이 최선의 대책이다. 지금까지의 예로보아 자연 발화에 의한 산불은 거의 없고 사람들의 사소한 실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산불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철저한 의식을 가질 때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이런 엄연한 사실을 우리 모두 다시금 되새겨야겠다.

[전국매일신문] 최재혁 지방부국장
jhchoi@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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