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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자립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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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자립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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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6.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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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윤병화 성남미래정책포럼 이사장

유럽연합 통계청(Eurosta)이 발표한 최신 자료에 의하면 유럽 청년들이 부모로부터 자립하는 평균 연령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스웨덴: 17.5세 ▲덴마크: 21.2세 ▲핀란드: 22.0세 ▲독일: 23.8세 ▲프랑스: 24.0세 ▲네덜란드: 24.3세 ▲영국: 24.6세 ▲스페인: 29.8세 ▲포르투갈: 30.0세 ▲이탈리아: 30.2세 ▲크로아티아: 32.4세 ▲몬테네그로: 33.3세, EU평균: 25.4세.  

여기서 주목할 점은 비교적 국민의 소득수준과 복지수준이 높은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의 젊은이들이 상대적으로 소득수준과 복지수준이 낮은 동남부 유럽 국가들의 젊은이들 보다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나이가 빠르다는 점이다. 위의 통계치에서 보듯 유럽 청년들이 부모의 품을 떠나 독립하는 평균 연령은 25.4세인데 반해 우리나라의 평균연령은 5~7세 정도 더 많은 32.0세 전후라고 한다. 

결혼정보회사인 D사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현실적으로 독립이 가능한 연령은 남자 30.2세, 여자 32.3세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현행 민법이 정하고 있는 성인 연령 만 19세가 지나고도 10여 년 가까이 부모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하기가 사실상 힘들어 어쩔 수 없이 캥거루족이 되고 있다는 말이다. 

독립 연령에 관한 세분된 통계치를 보면 23~25세는 9.7%, 26~28세는 20.0%, 29~31세는 18.0%, 나이 상관없이 여건이 될 때가 32.7%로서 경제적 여건이 독립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경제적 여건으로는 주거지 마련이 60.0%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그다음으로는 생활비 마련이 15.0%, 독립에 따른 책임감이 12.3%, 부모님의 독립반대가 7.0% 순이었다고 한다. 이런 통계수치는 10명 중 7명 이상이 경제적 독립이 어려워 선뜻 독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렇게 미혼남녀들의 독립연령은 나이에 방점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여건에 방점이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에게 “너무 돈돈하지 말고 멀리 보면서 꿈을 키워 가라”고 충고할 때가 많다. 그러나 통계수치로 나타난 독립연령이 말해주듯 젊은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바로 돈이 생기는 일자리이다. 나라마다 일자리는 개인적 문제이기 이전에 국가적 문제가 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국가가 세금을 거두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이다. 만일 비싼 세금만 걷어가고 일자리는 개인이 알아서 하라고 한다면 그런 나라는 이미 존재할 가치가 없는 나라가 아니겠는가? 

국민이 세금 낼 의무가 있다면 국가는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줄 의무가 있다. 이를 모를 위정자는 아무도 없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정권을 잡았던 위정자들은 세계적 경제불황이니 인플레니 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변명을 늘어놓는 데 급급했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그렇게 일자리가 없는데도 저출산이 문제되자 결혼대책, 저출산 대책을 세우는데 수십 조원씩 예산을 써왔다. 

이는 대책의 우선순위가 바뀌어도 한참 바뀐 일이 아닐 수 없다. 척박한 땅에 씨를 뿌리는 것처럼 결실이 있을 수 없는 대책이기 때문이다. 이제 대책의 우선순위를 완전히 바꾸어야 한다. 기름진 토양이 있으면 뿌리지 않아도 봄이 되면 저절로 만화방창할 것처럼 일자리를 창출하여 기름진 경제적 토양을 만들어 놓으면 결혼문제, 출산문제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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