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형견이라고 하면 소형견보다 관절이 튼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대형견도 소형견처럼 관절 질환으로 고통 받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고관절 이형성증(Hip Dysplasia)이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고관절 이형성증은 유전적 요인으로 뒷다리의 고관절이 비정상적인 구조로 변형돼 나타나는 질병이다. 부드럽게 맞물려 움직여야 할 관절이 느슨해지면서 갈리듯이 문질러지고 결국 제 기능을 상실해 관절염, 보행 장애 등을 유발하게 된다.
초기에는 관절보조제로 치료를 시작하나, 질병 특성상 지속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마지막 수단으로 인공관절치환술(THR, Total Hip Replacement)을 선택하게 된다. 수술 이후에는 어느 정도 후유증을 갖게 되기 때문에 보호자 입장에서 거부감이 들 수 있고 사후관리가 까다로워 선뜻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최근에는 대형견 고관절 이형성증 치료의 대안으로 줄기세포 치료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는 인체지방세포 유래 무막줄기세포로 세포 내 재생인자가 250여 가지이며, 닳아있는 고관절에 이식 후 재생을 유도함으로써 정상관절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법이다.
치료는 현재 강아지의 건강 상태에 따라 횟수와 비용이 달라진다. 심각하지 않은 경우 대개 4회 주사로 개선되며, 심각한 아이들은 6~8회 정도 주사를 해야 정상화된다. 비용은 수술만큼은 아니지만 꽤 높은 편이다.
과거와 달리 동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하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다. 동물들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외과적 수술만으로는 완전한 치료가 어려울 수 있으며, 개별적인 성격이나 환경, 식이, 유전 등에 따라 수술 효과 및 예후가 달라질 수 있기에 이에 맞춘 치료가 적용되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김재강 부산 더프라임동물의료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