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미움에 대하여
상태바
[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미움에 대하여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12.21 07: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미움에 대하여
               - 양길순作

그가 나를 나무에 올려놓고 흔들어댄다
오르라고 하기에
거절 못하고 올랐을 뿐
오르고 나니
가지를 마구 흔들어댄다
어쩌라는 건지
나무에서 떨어지길
그는 원했을까
신중하지 못했음을 후회했다
어쩌면 예감하고 있었던 일
사람 사이엔 잘 맞는 코드가 있는데
그녀와는 맞지 않았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살아가며 무엇인가 꼴사납고 마음에 들지 않아 거리끼고 싫은 일은 자주 발생한다. 
보이지 않는 마음 중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가 일어나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많은 수단을 동원하지만 방법은 오직 사랑뿐이다. 

그런데 미움은 사랑과 동시에 일어난다. 
내가 마음을 주었는데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면 곧바로 미움은 발생한다. 
결국 사랑과 미움은 앞뒤가 함께 하는 동전과 같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딱 한 가지가 있다. 
인생이 무엇인가를 깨닫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 이래로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없다. 
성인들도 깨닫기 위하여 수도에 들어갔으나 죽음에 이르러서야 겨우 삶은 허무하다는 것만 알게 되었다. 
결국 사람의 삶은 마음먹기에 달렸고 사랑도 미움도 품지 않는 것이 진리라는 철학적인 고뇌만 남긴다. 

양길순 시인은 보통의 삶을 살아가며 미움이 왜 일어나고 그 미움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를 고민한다. 
일반적인 범주를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미움이 생기는 이유는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처음의 관계부터 예감한 일을 따라 한 것을 후회한다. 
높이 오르는 새가 추락하는 것이며 올랐으니 떨어지는 이유를 알면서도 오른 자신을 나무란다. 

누구든 그런 것은 예감한다. 
그러면서도 따르는 것은 인간관계를 무너트리지 않기 위해서다. 
결코 후회할 일은 아니다. 이러한 배움의 과정으로 사람의 생각은 깊어지고 성인이 되는 것이다. 
시인의 일상적인 고뇌는 인간 전부의 문제인데 누가 풀 수 있겠는가.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