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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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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진주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10.26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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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진주
                - 이독밀作

비바람이 몰아친다
내 몸을 적신다
내 맘을 적신다 그리고
나의 상처난 아픈 가슴에
이방의 진주를 심었다

푸른 빛깔의 진주 씨알을 품고
아픔에 몸부림치며 참고 견뎌온 세월
내리는 비는 내 마음의 진주를 성숙시켰다

저- 푸르른 하늘이여
그리움이여 내 마음을 깊게 숨겨둔
타성의 바닷속에서
나는 이방의 진주를 키웠다
그리고 드디어 그들로부터 해방되었다

하늘과 바다
내가 서 있는 이 땅 위에서
나도 한 알의 진주가 되리라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인간은 자연의 상태에서 벗어나 그들만의 세계를 형성하고 그들만의 경쟁과 암투, 시기와 질투로 점철된 그들만의 삶을 꾸린다. 

자연으로 봤을 때는 가소로운 행위다. 
자연을 벗어난 인간은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이지, 자연이 놓아주지는 않았다. 
산다는 것은 자연을 얼마나 영위하느냐에 따라 질의 크기가 결정되는데 스스로 으스댄다.

보석을 탐내면서 말이다. 
보석은 자연의 일부로써 아무리 가치를 높여준다고 해도 그냥 돌일 뿐이다.
인간은 자연을 벗어났다고 큰소리치면서 그런 보석을 원하고 싸움을 서슴지 않는다.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그런 보석 중에 가장 인간다운 보석이 진주다. 
광석이 아니라 조개의 일부분이기 때문이다. 
조개의 몸속에 이상이 생겨 그것을 물리치려는 몸부림으로 진주는 자란다. 
아픔의 크기만큼 색깔이 진하고 모양이 둥그렇게 생겨 큰 값어치를 가진다. 

삶이 힘든 인간이 살기 위하여 몸부림치며 마침내 큰 뜻을 품고 훌륭한 결과를 얻는 것을 인간의 진주라고 부른다. 
조개의 아픔과 동일한 고통을 감내하기 때문이다. 

이독밀 시인은 외부에서 얻은 상처와 내부에서 얻은 아픔을 하나의 진주로 승화해 삶에서 얻은 모든 것에서 시의 소재를 찾았다. 
어렵지 않으며 비뚤어진 언어유희가 없이 오직 진솔한 삶의 현실을 그렸다. 
조개가 아픔을 치유하기 위하여 진주를 만들듯 삶의 현상을 내면의 그림자에 품었다가 최고의 아름다운 언어의 진주를 만든 것이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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