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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허풍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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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허풍쟁이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2.10.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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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허풍쟁이
              - 전숙임作

어지러운 세상 속 사람 사이
감정 부풀어 터지도록 살펴본 일 있는가

헛웃음 넣고 뽐내며 능갈치는 모양새
번복된 언어 벽에 부딪치자 악악거리다
구겨진 환상 거울 앞에
가면 쓰고 미소 짓는 허상

알맹이 없는 빈 쭉정이
허공중에 둥둥 떠다니는데
허풍 씨앗 자꾸 뿌리고 있느냐

질타하는 눈초리에 놀라
구붓한 자세로 널브러진 거짓줄기
잘라내고 있다마는
돋아나는 건 망상의 싹뿐이로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자연에서 살아가기 위하여 모든 생물은 허풍을 친다. 
동물은 물론이고 식물도 마찬가지다. 

맹수의 왕인 사자도 갈기를 세워 위엄을 뽐내고 공작의 꽁지깃은 너무 과장 되어 실제로는 생존의 위험에 처하기도 한다. 

개구리 울림통은 천적을 만났을 때나 연적 앞에서 더 크게 부풀어지고 장끼의 화려함은 종족의 번식을 위하여 까투리를 보호하려는 과장된 색상이다. 

식물을 보면 대표적인 것이 산딸나무다. 
가운데에 아주 작은 꽃을 내세우기 위하여 넓적한 잎을 하얗게 포장하여 큰 꽃으로 보이게 한다. 

이런 모든 행위가 살아남기 위한 수단으로 진화하여 자연의 한 부분을 차지한다. 

사람은 더욱 심하다. 
실제로는 작은데 모든 것을 크게 보이려고 몸부림친다. 

하나 가졌는데 백 개 천 개 가진 것처럼 과장하고 과장한 만큼 목소리를 키워 거기에 맞는 옷으로 감춘다. 

허풍은 미워할 수 없는 생존 방법이다. 
자연 속에서는 어떠한 수단을 써도 죄를 묻지 못한다. 

그러나 생존의 수단을 넘어 남을 속이고 빼앗고 지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면 커다란 죄악이다. 

모든 생물 중에 사람이 그런 종이다. 

전숙임 시인은 사람의 허풍은 자연적인 생존 행위가 아니라 죄악이라고 선언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주 흔하게 보이는 모습이다. 

정치인이 가장 심하고 얄팍한 꾀를 써서 일시적으로 속이는 사기꾼이나 친구와 동료를 이용하기 위해 갖은 포장을 하는 일부 사람들을 보며 과감하게 질타한다. 

알맹이 없는 빈 쭉정이 짓을 왜 하는지를 알지만 그런 허풍이 끝내는 자신을 망치는 일이라고 점잖게 나무란다. 

어지러운 세상에 그런 행위는 망상의 싹뿐이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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