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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철이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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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철이 들다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01.25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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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철이 들다
                     - 안용석作

나 이제 철들었네…하하

심장 관상동맥에
 "스텐트" 삽입시술을 하고보니
나 철들었네…하하

어차피 이제는
이리저리 복된 덤 인생!

이번에도, 또
내 명줄을 잡아주셨으니
그분의 큰 자비 잊지 말고
들숨날숨 더 기도 드려야지

그리고
철없던 나와 지금껏 살아준
아내를 소중히 여기며
도란도란 더 잘 해야지

여든 언적에서
나 이제야 철이 들었으니까…하하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공자는 40세에 비로소 사물의 이치를 터득하고 세상사에 흔들리지 않았다고 했으며, 50세에 하늘의 뜻을 알게 됐다고 했다. 

또한 60세에 인생의 경륜이 쌓이고 사리 판단이 성숙해 남의 말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사람이 태어나 일생을 살며 삶의 방법을 터득하는 일은 각자가 다르지만 그것은 지혜로 알 수 있는 게 아니라 체험과 배움으로 알게 된다. 

하지만 나를 중심으로 남을 이해하고 서로 합하여 아늑한 삶을 공유한다는 건 어렵다. 

그런 단계에 이르러는 것을 철이 들었다고 한다. 
살면서 사리를 분별하여 판단할 줄 알게 되는 시기는 대략 30세 전후다. 

하지만 전부가 그러는 게 아니라 일부는 죽을 때까지 사리 판단을 못하여 망나니라는 호칭을 받고 철부지라고 손가락질 받는다. 

어떤 사람은 일생 동안 손가락질을 받다가 생을 마감할 때 비로소 깨우치기도 하는데 결국 철이 든다는 건 대부분 죽음을 앞에 뒀을 때다. 

안용석 시인의 철은 해학과 위트가 넘치지만 은연중에 사람이 철이 든다는 것은 어렵고 삶을 바르게 살며 사리 판단을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으니 누구나 할 것 없이 배우고 익히며 서로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스텐트 삽입시술로 생명을 연장하고 그만큼의 신간을 벌었으니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며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이다. 

삶은 정해진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 시간에 어떤 사람은 이루고 어떤 사람은 좌절한다. 

팔순이 되도록 그 사실을 모를 리 없는 시인은 심장에 철을 박아 넣고 철들었다고 ‘하하’ 웃는다. 

허무의 인생을 활기찬 인생으로 바꿔 삶의 도표를 큰 장에 옮겨 놨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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