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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줄탁동시(啐啄同時)의 타이밍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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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줄탁동시(啐啄同時)의 타이밍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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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1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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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를 지키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론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8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의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1.1%에 머물렀다. 가장 높은 전망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의 1.4%성장인 반면, 씨티은행은 0.8% 성장을 예상했고, 노무라증권은 -0.1%로 역성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2%가량인 잠재성장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대내외 경제 여건이 나빠지면 성장률 평균치가 1% 선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렇듯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란 경고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Gross Domestic Product)이 18년 만에 대만에 역전된 데 이어, 올해는 1% 성장도 벅찬 상황까지 몰린 것이다. 이런 상황을 투자수익에 민감한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이 놓칠 리는 만무하다. 매의 눈으로 지켜보며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평균 1.1%라는 혹독한 평가를 한 것은 한국은행 전망치 1.6%는 물론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11일 세계경제전망(WEO)에서 발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1.5%나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지난 4월 4일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내놓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1.5%보다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다본 올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는 0.9%로 제시했다.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도 1.8%에서 1.5%로 낮췄다. 

한국 경제는 지금 침체의 늪에 빠져 복합 위기에 봉착해 반등의 기미마저 찾기 어렵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반도체 업황 악화와 대중국 수출 부진 등으로 우리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 연속 뒷걸음치면서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 14개월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특히 수출 주력 상품인 반도체 수출이 63억 8,000만 달러(약 8조 5,556억 원)로 지난해와 비교해 41% 급감하며 수출 회복이 장기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올해 연간(1. 1. ~ 5. 10.) 수출액 누계는 2,154억 1,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9%, 수입액은 2,448만 3,000달러로 5.1% 각각 감소했다. 관세청이 지난 5월 11일 발표한 ‘2023년 5월 1일 ~ 5월 1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연간(1. 1. ~ 5. 10.) 무역수지는 294억 1,200만 달러(약 35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131일간 무역적자 규모(294억 1,200만 달러)가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무역 적자 105억 3,800만 달러의 2.79배 수준이다. 벌써 지난해 총무역적자 477억 8,500만 달러의 61.55%에 달하는 규모다. 

특히, 1분기 세수가 24조 원 덜 걷히면서 무역·재정수지 쌍둥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부동산 거래 감소, 기업 실적 악화가 세수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3월 국세 수입이 87조 1,0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1.6% 감소했다. 1∼3월 세수 감소 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경기 둔화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과 무역적자, 부동산 거래 급감 등으로 인해 3대 세목인 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가 모두 줄어든 탓이다. 게다가 벌어들이는 외화가 쪼그라들다 보니 투자와 고용도 침체 일로다. 지난 5월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3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만 4,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늘어난 취업자 수는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층이었고, 청년층은 오히려 감소했다. 60세 이상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44만 2,000명 증가했지만 20·30대 청년층 취업자는 13만 7,000명 줄어들어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러듯 한국 경제의 침체는 미·중 갈등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비롯된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에 기인한다. 하지만 유독 한국 경제의 실적이 가장 저조하다는 게 문제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 1.8%보다 한국 경제 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IMF의 전망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미국의 중국 옥죄기로 더욱 심화할 것이고 가속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수출 한국’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이러한 ‘불편한 진실’을 결단코 간과해선 안 된다. 결국 ‘반도체와 중국’이라는 두 가지 과중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수출폼목과 수출국가를 다변화하는 체질 개선에 한국 경제의 미래가 달려 있다는 엄중함을 새롭게 인식하고 통찰해야만 한다.

정부는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저성장 늪에 빠지지 않도록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특단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만 한다. 경제 침체의 원인은 구조적인데다 늪에서 탈출할 뾰족한 묘수를 찾기 어렵겠지만 주력 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와 수출 품목·수출 시장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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