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 부산서 시작・2015년 6월 전국 상용화···출시 4개월만에 사용건수 144%↑
2023년 9월 우이신설선 세계 첫 '태그리스' 시스템 도입
'제12회 2023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서 해외도시들 '이목 집중'
스페인 바로셀로나 세계대중교통협회 총회서 '기술혁신상' 수상
서울시, 월 6만 5천 원으로 대중교통 무제한 사용가능 '기후동행카드' 2024년 하반기 도입
국토부, 정기적 대중교통 이용시 할인적용 'K-패스' 2024년 출시···기존 '알뜰교통카드'는 폐지 수순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9월 30일 교통카드 한 장으로 전국을 누빈다
지난 2013년 9월 30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교통카드'와 '전국 호환'이다.
●"교통카드 한 장으로 전국 지하철·버스를 이용한다"···국토부 '전국호환교통카드' 시대 열어
2013년 9월 30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6년간 논란을 겪어온 전국호환교통카드 사업의 방향에 양측이 합의했다. 기존 국가표준에 따라 발급된 교통카드(T머니 등)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국토교통부는 2013년 말 부산을 시작으로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시행했으며, 2014년 6월 21일부터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으로 확대했다. 이후 2~3개월 뒤에 강원도, 대전, 광주, 대구 등의 지역도 개통했다.
전국 호환 교통카드는 충전해서 사용하는 선불형 카드로, 기존 카드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국 시내버스·지하철 호환, 기차, 시외·고속버스 승차권, 고속도로 통행요금까지 결제할 수 있다.
호환카드는 하이패스 기능 여부에 따라 일반형과 하이패스형으로 나뉘며 일반형은 성인과 어린이, 청소년으로 구분된다. 일반형은 3,000원, 하이패스형은 5,000원이다.
서울시는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한 기존의 국가표준 교통카드는 추가 비용 없이 기술적으로 고속도로 통행료 지불·코레일 KTX 등 교통카드 인프라에 사용이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오히려 국토부가 주관한 고속도로 통행료 지불과 KTX 기차표 구매 등에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정책적으로 막고 있었다는 것이다.
국토부가 서울시의 요구를 받아들인 배경에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11월부터 호환카드로 전국에서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2013년 10월 12일 서울역 대회의실에서 서울시·한국철도공사(코레일)·한국도로공사와 교통카드 전국호환 추진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맹성규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과 백호 서울시 교통정책관을 비롯해 코레일과 도로공사 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르면 서울시는 국토부가 추진하는 전국 호환 교통카드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지금까지 국토부는 서울시를 제외한 전국 시·도 지자체와 이 사업을 위한 추진협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기존 교통카드인 티머니도 이 사업에 참여하게 해달라고 주장하면서 사업에 참여하지 않아 난항을 겪었다.
한편 국토교통부의 '전국호환교통카드'는 2013년 12월 24일 부산을 시작으로 일부 지역이 개통됐으며 2014년 6월 21일부터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까지 확대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사용하게 되었다. 또한 시행 4개월 후인 10월엔 사용건수가 144% 대폭 증가했다.
●"지나만 가도 교통비 결제된다"···서울시, 우이신설선 세계 첫 '태그리스' 시스템 도입
지하철을 탈 때 교통카드를 찍을 필요 없이 개찰구를 통과하기만 하면 요금 결제가 되는 '태그리스(Tagless·비접촉식) 결제' 시스템이 본격 개시됐다.
서울시는 2023년 9월 6일 우이신설선을 대상으로 태그리스 결제 서비스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4년 교통카드 시스템을 도입한 이후 약 20년 만에 태그리스 결제를 상용화한 것이다. 대중교통 서비스에 태그리스 결제가 상용화된 것은 전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용 방법은 스마트폰에 '모바일 티머니 앱'을 설치한 뒤 블루투스 기능을 켜놓은 상태에서 개찰구를 통과하기만 하면 자동 결제가 된다.
태그리스 결제가 안 되는 지하철 노선에서는 기존 사용 중인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찍으면 된다. 수도권 통합환승도 그대로 적용된다.
새 결제 방식이 완전히 상용화되기 전까지는 '태그(접촉)'와 '태그리스' 결제 방식이 모두 유지되기 때문에 결제에 실패하더라도 교통카드를 찍고 개찰구를 나오면 된다.
결제 원리는 원거리 신호인 블루투스 신호 인식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식이다. 무선 신호 인식이 가능한 전용 게이트에서 '티머니 앱'에 연동된 교통카드 신호를 블루투스로 수신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식이다.
시는 서울지하철, 자율주행버스 등 다양한 수단으로 태그리스 시스템을 지속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오는 10∼11월 서울지하철 2·3·4호선 4개 역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윤종장 시 도시교통실장은 “비접촉 대중교통 결제 시스템의 상용화로 서울 대중교통 서비스를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역설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태그리스' 시스템은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서울시가 개최한 제12회 2023 세계도시정상회의 시장포럼에 참여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의 압둘라만 나세르 알호라예프 부시장은 2013년 9월 2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첨단 라이프스타일 전시관을 관람하며 ‘태그리스’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이며 설치 방식과 운영 체계 등을 확인하기도 했다.
앞서 '태그리스 결제' 시스템은 2023년 6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대중교통협회 총회(UITP) 기술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월 6만 5천원' 서울 대중교통 무제한 '기후동행카드'·대중교통요금 할인 'K-패스' 2024년 도입
서울시는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 이용권인 '기후동행카드'(Climate Card)를 내년 1∼5월 시범 판매하고 보완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고 2023년 9월 11일 밝혔다. 기후동행카드는 6만5천원으로 구매한 후에 한 달 동안 서울 권역 내 지하철과 시내·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실물 카드뿐 아니라 스마트폰 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고 실물 카드는 최초 3천원으로 카드를 구매한 후 매월 6만5천원을 충전해서 쓰면 된다. 서울 시내에서 타고 내리는 지하철 1∼9호선을 비롯해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단, 기본요금이 다른 신분당선은 제외된다.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도 이용할 수 있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할 때는 쓸 수 없다.
서울과 타지역 버스를 구분하는 기준은 '노선 면허'를 얻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다. 각 버스 노선번호를 검색하면 해당하는 면허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1시간 이용권'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향후 한강 리버버스 등 새롭게 추가되는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를 통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승용차 이용이 늘어나며 줄어든 대중교통 수단분담률(사람들이 통행할 때 하루 중 이용하는 교통수단의 분포 비율)을 끌어올려 기후위기 대응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목표다.
서울 시내 온실가스 전체 배출량 중 수송 분야 온실가스가 17%(약 763만t)를 차지해 이를 줄이려면 승용차 이용을 대중교통 수요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기후동행카드 도입으로 연간 1만 3천대가량의 승용차 이용이 줄고 연 3만2천t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동행카드와 같은 월 정기권을 이미 시행한 국가들도 있다. 독일은 지난해 6∼8월 한화 약 1만2천원으로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9유로 티켓'을 실험 도입해 약 5천만장을 판매했다. 그 결과 대중교통 이용 25% 증가, 이산화탄소 180만t 저감, 물가상승률 0.7% 감소를 비롯해 교통혼잡 개선, 대중교통 신규 이용자 증가 등의 사회경제적 효과를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5월부터 월 49유로 '도이칠란트 티켓(D-Ticket)'을 본격 도입해 3개월여만에 1천100만장을 판매했다. 이 외에도 프랑스 파리는 월 72.9유로 정기권을, 오스트리아는 연 1천95유로 '기후 티켓'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3년 9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C40 도시기후리더십그룹' 운영위원회의에 참석해 런던·파리·밀라노 등 9개 도시 시장과 만나 기후위기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최근 발표한 기후동행카드를 소개했다.
오 시장은 "범지구적 기후위기와 고물가가 계속되는 만큼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어려운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중교통과 공공자전거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를 내년에 도입할 예정이다"라고 소개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2023년 9월 29일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알뜰교통카드'를 폐지하고 대중교통 요금을 할인해주는 'K-패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K-패스는 월 21회 이상 정기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출 금액의 20~53%를 월 최대 60회까지 적립해 다음달에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한다. 여기에 카드사의 추가 할인 10%까지 받으면 혜택의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약 177만 명이 K-패스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하며 516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