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소각장 어딘가엔 만들어야"…"현대차 GBC 재협상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news/photo/202407/1051776_748914_5253.jpg)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민선8기 2주년을 맞아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중요하다"며 "서울의 '일상혁명'을 이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열린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시정 방향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 시장은 인사말에서 "시민의 삶을 바꾸는 것은 거대한 프로젝트나 시설물이 아니고, 누구나 차별 없이 매일 누리는 일상의 변화"라며 "'소프트웨어의 혁신'이 한 사람의 삶을 바꾸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눈에 확 띄지 않아도 시민의 일상에서 삶의 질을 끌어올리는 정책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면서 '일상혁명'의 예시로 10월 본격 운행 예정인 새벽동행 자율주행버스를 꼽았다.
오 시장은 새벽 출근하는 청소노동자의 발걸음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하겠다며 "최첨단 기술을 만난 자율주행버스는 시정철학이 녹아있는 융합형 혁신 대표사례"라고 소개했다.
이명박 전 시장의 트레이드 마크인 '청계천 복원'처럼 오세훈표 대표 사업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질문에는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 만들어지는 조그맣고 소소해 보이는 변화가 청계천의 변화보다 더 가치 있다는 말을 꼭 드리고 싶다"며 기후동행카드와 손목닥터9988 등 '이용객 100만명'을 돌파한 '밀리언셀러' 사업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어 "당신의 청계천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늘 받는다"며 "100만명이 이용했는데 손목닥터, 정원도시, 건강도시 하나하나가 청계천만 못한가"라고 부연했다.
광화문광장에 설치 예정인 국기 게양대와 관련해서는 "전 합리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합리적인 비판에는 반응한다. 귀를 더 열겠다"며 "오늘은 여기까지만 말씀드리겠다. 조만간 설명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에 태극기가 게양되는 국가상징을 설치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애국주의·국가주의 발상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여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오 시장은 대권 도전과 관련해선 "서울시장 하라고 뽑아놨는데 임기 반환점을 돈 시점에 벌써 대권 운운하는 것은 유권자분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늘 어느 자리에 가냐가 아니라 뭘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해왔다"며 "높은 곳으로 가는 게 아니라 더 낮은 곳에서 일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와 관련해서는 "비전과 품격의 대표가 탄생했으면 좋겠다"며 "약자와의 동행을 우리 당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는 분을 지지할 것"이라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news/photo/202407/1051776_748915_5311.jpg)
강남에 들어설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설계 변경안과 관련해선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건설 계획은 기존과 완전히 다르다. 새로운 계획을 세웠으면 걸맞은 공공기여를 새롭게 논의하는 게 상식이고 합리적"이라며 "실무선에서 그 정도 공감대는 형성돼가는 것으로 보고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견의 핵심은 GBC 최고층 빌딩 층수다. 현대차가 105층 초고층 빌딩을 지으려던 계획을 55층 2개 동으로 바꾸겠다고 설계안을 변경하자 인허가 주체인 시는 제동을 건 상태다.
마포구 쓰레기소각장 문제에 대해선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면서도 "대화를 끝까지 거절할 땐 이외의 방법도 동원했다. 국민이 정부에 공권력을 행사할 권한을 주신 것은 설득하고 대화할 땐 하지만 단호해야 할 타이밍엔 단호하라고 주신 것"이라며 "저는 그런 원칙하에 서울시를 운영한다. 쓰레기 소각장은 만들어야 한다. 시내 어딘가엔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기본소득 정책을 비판하면서 안심소득이 더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이 전 대표가 과거 TV 토론에서 세금을 많이 낸 이들도 지원해줘야 억울함이 생기지 않는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두고 "궤변 중에 백미"라며 "그분들(고소득자)한테 (세금) 더 내놓으라는 이야기밖에 더 되는가"라고 지적했다.
오세훈표 '안심소득'과 이재명표 '기본소득'을 비교하는 질문에는 "정책 우수성, 효과성, 가성비를 따지면 기본소득은 안심소득에 범접할 수조차 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안심소득은 기준 중위소득 85%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기준소득 대비 부족한 가계 소득을 일정 부분 채워주는 소득보장 제도다. 소득이 적을수록 많이 지원받는 구조가 특징이다.
전임 박원순 시장의 정책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재개발·재건축을 과속하지 않고 지나치게 탄압도 하지 않으며 해왔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다"면서 "이제는 건설 원가가 급등했는데, 마른 수건 쥐어짜듯 해서 건설 원가를 낮추고 속도를 낼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모아타운 사업과 관련한 투기 우려에는 강력히 경고하며 "기획부동산들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 땅 산 사람들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며 제도를 악용하면 손해 본다는 모범사례를 만들겠다고 했다.
[전국매일신문] 임형찬기자
limhc@jeonm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