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채점 후 수시·정시 지원 여부 판단해야… 복잡해진 대입 셈법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국어·수학·영어 영역 모두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되면서 지난해 수능보다 수험생들의 원점수는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능은 결국 상대평가여서 정확한 내 위치를 파악하고 남은 수시모집에 집중할 지, 정시모집에 지원할 지 또는 정시에 지원한다고 해도 상향 지원할 지, 보수적으로 접근할 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수능은 국어보다는 변별력이 있었던 수학과 어렵게 출제된 탐구영역에서 대입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15일 입시업계에 따르면 2025학년도 수능은 국어, 수학이 작년보다 쉽게 출제돼 인문·자연계열 모두 원점수 합격선이 상승할 전망이다.
종로학원은 원점수 기준 정시 합격선을 서울대 경영 285점, 연세대와 고려대 경영 각 279점으로 예측했다. 작년 합격선과 비교하면 서울대 경영은 1점, 연세대·고려대 경영은 2점씩 올랐다.
서울권 소재 대학 인문계 최저 합격선은 작년보다 5점 상승한 204점으로 예측됐다.
자연계열은 서울대 첨단융합학부는 작년보다 3점 오른 276점,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각각 4점이 오른 269점, 268점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쉬운 수능이었기 때문에 대학에서 실제로 활용하는 표준점수는 전년보다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표준점수는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다. 통상 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하고, 시험이 쉬워 평균이 높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하락한다.
메가스터디는 표준점수 최고점을 국어의 경우 화법과 작문 135점, 언어와매체 137점, 수학은 확률과통계 139점, 미적분 145점, 기하 140점으로 추정했다.
작년 수능과 대략 비교하면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점, 수학은 미적분이 3점, 확률과통계·기하는 2점 정도가 각각 하락할 것으로 봤다.
이제 수험생은 정확한 가채점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정시와 수시모집 중 어디에 집중할지를 우선 결정해야 한다.
특히 수시 대학별고사는 수능 성적 발표 전에 집중돼 있어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충족 여부는 가채점 결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수능 직후 가채점 결과를 통해 가장 먼저 수시 지원 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는지를 파악하고, 수시 지원 대학과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의 합격 가능성을 비교·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수능은 의대 증원 이후 치러지는 첫 시험으로, N수생 수가 2004년 이후 2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의대를 겨냥한 상위권 반수생·재수생 등이 대거 응시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수능이 다소 쉬워서 상위권 경쟁은 예년보다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국어와 수학에서는 만점자가 다수 나올 수 있어 상위권 학과 당락을 가를 열쇠는 탐구영역이 쥐고 있다고 입시업계는 관측했다.
사회·과학탐구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국어, 수학, 영어의 약한 변별력을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메가스터디교육은 사회탐구의 경우 작년에 만점이 1등급인 과목은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한국지리, 세계사 등 4개였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어렵게 출제된 과목이 많아 만점이 1등급인 과목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생활과 윤리가 어렵게 출제돼 1등급 커트라인이 다른 과목보다 낮을 것으로 봤다.
과학탐구 화학 Ⅰ·II는 상대적으로 쉽게, 나머지 과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평가했다. 또 II과목이 I과목보다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보여 표준점수 최고점이 모두 I과목에 비해 높게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예년과 달리 사회탐구가 어렵게 출제돼 변별력을 확보했고, 과학탐구도 화학 I, II를 제외하고 변별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수학은 공통과목이 전반적으로 쉬웠던 대신 상위권 이과 진학을 노리는 수험생이 많이 택하는 미적분과 기하가 비교적 까다로웠던 것으로 평가된다.
[전국매일신문] 백인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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