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제주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며 제주들불축제 일정이 전면 취소되었다. 제주시는 기상 악화로 인해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진행되던 축제 2~3일차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축제는 14일 개막해 1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현장 상황 판단 회의를 통해 오전 9시 50분부터 남은 일정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현재 제주도 북부·동부·북부 중산간에는 강풍경보가, 그 외 지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이며, 바람이 순간풍속 초속 15~25m로 매우 강하게 불고 있다. 새별오름 지점의 일 최대 순간 풍속은 초속 24.8m를 기록했다. 제주도 전 해상에는 풍랑경보 또는 주의보가 발효 중이고, 강한 바람으로 인해 신호등이 꺾이는 등 시설물 피해가 잇따랐다.
제주들불축제 현장도 사전에 설치된 시설물이 바람에 쓰러지며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체험 프로그램 운영과 물품 판매 부스 등으로 사용되던 천막 수십 동이 파손되었고, 행사용 물품과 집기류가 날아가 곳곳에 흩어졌다. 성인도 서 있거나 걷기 힘들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올해 제주들불축제는 실제 불놓기를 하지 않고 디지털로 전환해 처음 열리며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기상 악화로 인해 토요일 오후 예정된 디지털 달집 점화, 디지털 불놓기 '오름 향연', 피날레 콘서트 등이 취소되어 아쉬움을 남겼다.
다만 전날 열린 개막식에서는 불 대신 빛으로 여는 행사로 전환되었음을 알리는 퍼포먼스가 화려하게 펼쳐졌다. 실제 불씨 대신 디지털 큐브를 무대 중앙 포디움에 안치하며 영상으로 디지털 불꽃을 재현했고, 김완근 제주시장이 개막 선언을 통해 오름 불놓기의 디지털 전환을 알렸다. 이후 새별오름 전면에는 제주 출신 청년 작가들의 원화 작업으로 디자인된 미디어 아트쇼가 펼쳐졌고, 트로트 가수 송가인을 비롯한 여러 공연팀의 무대가 이어졌다.
[전국매일신문] 제주취재본부/ 양동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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