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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시위 강경진압' 튀르키예, 외신기자 잇달아 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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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시위 강경진압' 튀르키예, 외신기자 잇달아 구금
  • 이현정기자
  • 승인 2025.03.29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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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스웨덴 내 친쿠르드족 시위 연루 등 혐의 적용
이스탄불에서 야권 대선후보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이스탄불에서 야권 대선후보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튀르키예 정부가 에르도안 대통령 반대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가운데, 현장을 취재하던 외신 기자들이 잇달아 구금되거나 강제 출국당하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최근 튀르키예 경찰은 이스탄불의 반정부 시위를 보도하던 스웨덴 출신 기자 카이 요아킴 메딘을 체포했다.

앙카라 검찰청은 메딘이 대통령 모독죄와 테러조직 연루 혐의 등으로 기소돼 구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월 스웨덴 스톡홀름 시청 앞에서 발생한 반튀르키예 시위와 관련한 조사 과정에서 메딘을 체포했다고 설명했다.

메딘은 시위 기획과 홍보, 참여 등에 가담한 혐의로 지목된 15명의 피의자 중 한 명이라는 게 튀르키예 검찰의 주장이다.

이 시위는 쿠르드족 무장단체와의 연대를 표방한 ‘로자바 스웨덴 연대 위원회’가 주최했으며,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 형상의 인형을 가로등에 거꾸로 매달아 튀르키예 정부의 격렬한 항의를 불렀다.

튀르키예 정부는 해당 시위가 자국이 테러 조직으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 등 쿠르드계 무장단체의 배후 조종을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튀르키예 검찰은 메딘이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이라크 등 쿠르드족 거주 분쟁지역에서 취재한 점도 문제 삼고 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그러나 메딘의 소속 매체인 스웨덴 언론 다겐스 ETC는 튀르키예 당국이 제기한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다겐스 ETC의 편집장 안드레아스 구스타브손은 현지 방송에서 메딘이 기자로서 정당한 취재 활동만 했으며, 튀르키예 정부의 표적이 된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스웨덴의 마리아 말메르 스테네르가르드 외교장관은 튀르키예 대사를 초치해 사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하고 메딘에 대한 영사 접근권 보장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앞서 튀르키예 정부는 지난 26일에도 이스탄불에서 반정부 시위를 취재 중이던 영국 BBC 특파원 마크 로웬을 잠시 구금한 뒤 강제로 출국시켰다.

이 사건으로 언론 자유 탄압 논란이 일자, 튀르키예 대통령실 공보국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DMM)는 "정식 취재 허가나 신고 없이 보도했기 때문에 행정조치를 내린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현재 튀르키예에서는 22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유력 경쟁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지난 23일 갑자기 구속된 후 전국적으로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튀르키예 경찰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강경 대응 방침에 따라 시위에 참가한 시민과 언론인 등 지금까지 총 1천879명을 연행했다.

특히 시위 현장을 생방송하거나 야당인 공화인민당(CHP) 인사를 방송에 출연시킨 매체는 방송 중지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반면 일마즈 툰츠 튀르키예 법무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튀르키예가 야권과 언론을 탄압하고 있다는 국제사회의 주장은 편견에 불과하며, 이중잣대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변했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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