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카니 총리(왼쪽)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AFP 연합뉴스 자료사진]](/news/photo/202503/1132619_837974_5039.jpg)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각), 최근 무역 갈등의 주요 대상국인 캐나다의 신임 총리와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인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트루스소셜에 "방금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화가 매우 유익했으며 여러 사안에 의견이 일치했다"며 "캐나다 총선이 끝나는 즉시 양자회담을 열어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양국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뉴저지주 검찰총장 임명 행사에서도 "오전 10시쯤 카니 총리와 좋은 대화를 나눴다"면서 "미국과 캐나다 관계가 잘 정리될 것 같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캐나다 총리실 역시 이날 발표를 통해 "카니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양국 현안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논의를 진행했다"고 확인했다.
캐나다 총리실은 "두 정상은 총선 이후 양국 경제와 안보 분야에서 새로운 협상을 시작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그전까지 도미니크 르블랑 캐나다 국제통상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주요 현안에 대한 대화를 긴밀히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특히 카니 총리는 이번 통화에서 미국이 4월 2일 예정된 추가 무역 조치를 시행할 경우 캐나다 역시 자국 경제 보호를 위해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백악관 행사에서 '캐나다가 보복 조치를 하면 더 강한 관세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예정된 전 세계 대상의 상호 관세 조치에 대해 "특정 국가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 다수의 나라가 미국을 이용해 왔기 때문"이라며 "결국 캐나다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이지만 일부 국가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의 국가들이 결국 우리의 조치에 동의할 것이며, 실제로 일부 국가는 '우리가 너무 많이 이익을 챙겼다'고 사과하기도 했다"고 말하면서 이전 미국 정부의 대처를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취임한 카니 총리와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급격히 갈등이 악화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통합하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전임 총리인 쥐스탱 트뤼도를 주지사로 조롱하는 등 캐나다 내 반미 여론이 커졌다.
트럼프 행정부는 캐나다가 미국에 주로 수출하는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했으며, 4월 3일부터는 자동차에도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내달 2일에는 추가 상호 관세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카니 총리는 전날 내각 회의 직후 가진 회견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경제 및 안보 협력 관계는 끝났다"고 선언하며 "미국에는 강력한 타격을 주고 캐나다는 최대한 보호하는 보복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두 정상 간 첫 전화통화가 성사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면서, 앞으로 협상을 통해 양국 관계가 회복될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캐나다 총선은 4월 28일 치러질 예정이다.
트뤼도 전 총리가 이끈 자유당 정부는 물가 급등과 이민 정책 논란으로 지지율이 크게 하락해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위협적 태도와 함께 카니 총리의 취임 효과로 다시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이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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