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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농업에 부는 첨단기술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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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농업에 부는 첨단기술의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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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1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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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로봇이 사람 대신 사과도 수확하고 모든 농사일을 척척 해내는 날이 머지않았다. 지난 1월 5일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 박람회라 불리는 ‘CES 2022’가 미국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전 세계 2,300개 이상업체가 참가해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스마트홈, 헬스케어 그리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최신기술을 선보였다.

많은 업체가 모인 만큼, CES에서는 IT기술동향과 다양한 인사이트를 제시했다. 미국 농기계 전문업체인 존디어(John Deere)의 자미 힌드먼 기술책임자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이 진정 필요한 곳은 농업”이라며 “전 세계 인구 증가와 함께 식량수요가 늘어나고 있지만, 사용가능한 토지와 노동력은 줄고 있고, 기후변화 등 내재된 변수로 생산성은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기술로 그 격차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부의 노동을 줄이고, 농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존디어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트랙터를 개발했다. 트랙터에는 장애물 감지를 위한 카메라 6대가 설치돼 있으며, 스스로 학습이 가능한 인공지능 신경망시스템도 탑재됐다. 이 트랙터는 경로를 설정하면 해당 토지에 자율적으로 작업을 한다. 사람이 트랙터에 타지 않아도 자동으로 토양을 가꿔주고, 농작물을 심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해준다. 농부는 PC와 태블릿, 스마트폰으로 트랙터의 작업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만 하면 된다. 기존 12시간 이상 트랙터에 탑승해 작업해야 했던 업무가 몇 번의 터치로 바뀐 것이다.

사람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하면 스마트폰으로 자동 알람이 가도록 시스템이 구축돼 있어 24시간 작업 상황을 감시할 필요도 없다. 이상상황 탐지시스템을 구축해 학습되지 않은 변수가 발생할 경우 기계가 바로 멈출 수 있게 설계됐다.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이번 모델은 안전성과 작업 능력에서 성능 검사를 완료했고, 곧 양산에 들어가며 올해 말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존디어는 인공지능(AI)이 농작물과 잡초를 구분해 잡초에만 제초제를 뿌리는 제품도 선보였다. 이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제초제 사용량을 평균 77% 줄일 수 있다.

프랑스의 농업용 로봇 개발업체 나이오 테크롤로지스는 포도밭 농사에 특화된 로봇 ‘테드(Ted)’를 선보였다. ‘테드’는 포도밭에 씨앗을 뿌리고 토양을 일구거나 포도 덩굴을 관리하도록 설계된 로봇이며, 제초 기능까지 있어 제초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

국내 기업 엔씽은 세계 최초 모듈형 수직농장 ‘플랜티 큐브(Planty Cube)’를 선보였다. 플랜티 큐브는 안정적인 환경 제어 기술을 갖춰 고품질 작물을 연 최대 13회까지 수확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듈형 컨테이너 수직농장이다. 농장 출입, 육묘, 재배, 포장, 출하 등 재배 단계에 따라 농장을 모듈화하고 이를 전체 농장 규모와 작물 수요에 따라 유연하게 연결·확장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농장은 재배 데이터에 기반해 자동으로 운영된다. 수경재배 기술로 흙과 농약이 아닌 친환경 배지와 영양액으로 작물을 길러 세척 단계 없이 공급할 수 있다.

두산퓨얼셀은 연료전지를 활용해 수소와 전기,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시스템인 ‘트라이젠(Tri-gen)’을 전시했다. 트라이젠에서 발생된 열은 스마트팜으로 전달돼 농작물 재배에 활용된다. 또 다른 계열사인 두산 로보틱스는 로봇이 사과를 수확하는 것을 시연했다. 드론업체인 드로닉은 드론을 활용해 축산 냄새를 개선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축사 곳곳에 설치된 센서가 암모니나 수치를 자동측정하고, 일정 수치가 넘으면 드론이 투입돼 천연 항생제와 항균 탈취제를 분사하는 시스템이다.

증권시장에서 자주 쓰는 용어 중에 ‘펀더멘탈(Fundamentals;경제기초체력)’이란 말이 있다.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 농업은 펀더멘탈이 약하다. 그러나 스마트팜, 청년농, 귀농, 창농 같은 변화가 우리 농업의 체력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바이오, 디지털육종 같은 첨단 기술이 결합하면서 농업의 4차산업혁명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농사는 몸이 고된 일이라는 공식도 점차 깨지고 있다. 이제 우리 농부들도 과중한 업무에 벗어나 가족과 여유로운 생활로 행복한 삶을 이뤘으면 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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