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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진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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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진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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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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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오래전에 “약 모르고 오용말고 약 좋다고 남용말자”는 홍보문구가 있었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잘못 먹으면 독이 되어 피해를 본다. “독 없는 약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약이 병을 치료하는 이유는 병균을 죽이는 독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병균을 죽이는 약이 되지만 병균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을 죽이는 독이 된다. 이렇게 모든 약은 다른 한편에서 보면 독이기 때문에 모든 약에는 남용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는다.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도 과용하면 독이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약사는 아무도 없다. 

항생제 같은 전문의약품 뿐만 아니라 박카스, 쌍화탕, 비타민 등등의 일반의약품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음주 도중 또는 직후에 머리가 아파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진통제를 복용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때 먹는 진통제는 간을 손상시킬 수 있으며 심하면 간경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또 박카스는 음료수가 아니라 의약품이기 때문에 과용하지 말고 하루에 한 병 정도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많이 마시면 카페인 중독이 생길 수 있고, 또 속쓰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빈속에 마시는 것도 좋지 않고, 위궤양이나 파킨슨병 환자인 경우 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한다. 

벌꿀도 좋지만 그중에서도 로이얄 젤리가 제일 좋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런 로이얄 젤리가 많이 함유된 약재는 천식이나 알레르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가족 중 천식환자가 있으면 로이얄 젤리 드링크를 마시기 전에 반드시 의사나 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쌍화탕과 우황청심환도 고혈압 환자에게는 금물이라고 한다. 또 고혈압 환자가 감초 성분을 과다 복용하면 전신이 붓거나 두통이 생길 수 있으며 소변이 잘 안나 올 수도 있다고 한다. 

요즘은 비타민이 부족한 사람들이 많아 종합비타민제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비타민A가 든 약을 용량 이상 장기 복용하면 탈모, 체중감소, 피부건조증 등이 올 수 있다. 시판 중인 종합비타민에는 대개 비타민A가 2000~3000IU(International Unit)가 들어 있으므로 임신부 및 임신 가능성이 높은 여성은 종합비타민을 하루 4알 이상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 소화제, 감기약, 변비약과 우유는 서로 상극이라고 한다. 소화제, 감기약, 변비약을 우유와 함께 먹으면 약 성분이 몸에 잘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한다. 우유가 몸속에서 약 성분이 나타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항생제와 제산제 또는 철분을 함유한 비타민을 함께 먹어도 항생제의 약효가 없어진다고 한다. 철분이 항생제가 체내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약과 독은 동전의 앞뒤와도 같이 떨어질 수 없는 것이므로 모든 약은 종류를 불문하고 과용하면 독이 된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편하게, 더 왕창 돈을 벌고 출세하고자 하면 할수록 모두 독이 되어 돌아온다. 산삼이 약효가 좋은 이유는 길고 긴 시간 동안 안으로, 안으로 약성을 농축해 가기 때문이고, 성현들의 한 마디가 명언이 되는 이유도 평생을 갈고 닦은 지혜를 그 한 마디에 농축해 넣었기 때문이다. 웃자란 곡식은 열매가 부실하고 병충해에 약하듯 웃자란 인생은 세파에 약해 쉽게 무너진다. 

수천년 전에 “월화수목금토일”이라는 일주일을 만들면서 일요일을 쉬는 날로 정한 이유도 수천년 전부터 인류는 “멀리 가기 위해서는 쉬어가야 한다”는 이치를 깨달았기 때문이리라. 

땀 흘리고 일하는 밝은 낮도 있고 편히 쉬고 잠자는 어두운 밤도 있는 것이 하늘의 이치이듯, 또 약과 독이 동전의 앞뒤처럼 떨어질 수 없는 것이듯 명(明)과 암(暗)이 동전의 앞뒤처럼 붙어 다니는 인생, 그 인생이 진짜 인생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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