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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국민의 요구,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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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국민의 요구,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4.03.03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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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히포크르테스 선서'는 수 세기에 걸쳐 의사들이 의업을 시작할 때 지켜야 할 윤리적 지침으로 존중받아 왔다.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사의 도덕적·윤리적 책임을 강조하고, 의사가 직업적 실천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복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고 있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 사태가 2주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공표한 전공의들의 복귀 시한(2월 29일)이 사흘을 넘기고 있으나 전국 주요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의 복귀 수준은 미미해 보인다.

전공의 공백 사태가 지속되면서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들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남은 의료진들의 부담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의대 증원 2000명 방침에 반발해 집단 이탈한 전공의 대표 등에 대한 행정처분에 착수한 가운데 전공의 이탈을 부추긴 혐의로 고발된 대한의사협회 전·현직 간부 등에 대해 오는 6일 소환 조사를 통보하는 등 강제수사에 들어감에 따라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3월부터는 미복귀자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최소 3개월의 면허정지 처분과 수사, 기소 등 사법절차의 진행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보건복지부는 강제수사와 관련, 압수수색 전 전공의 중 일부에 업무개시(복귀) 명령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송달하고, 우편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자택 방문 등을 통해 명령서를 전달했다.

정부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 1만여 명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이탈한 상황에서 공시송달 형태로 업무개시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같은 정부의 압박에 대해 “자유와 인권 탄압 행위”라며 “의사를 범죄자로 몰고 있다. 독재국가에서나 일어날 일이다.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의협에 대한 압수수색은 복지부의 고발 이후 수사당국인 경찰이 불법 집단행동을 누가 주도했으며, 가담의 정도는 어떠한지를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한 조치”라며, 의협을 겁박하거나 의사 전체를 압박하기 위한 조치는 결코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3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주최측 추산 2만 명 규모의 ‘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여는 등 정부와의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4일부터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대해 처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도 지난달 29일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 정원을 조정하고자 할 경우 3월 4일까지 신청서를 내달라고 요청했고, 기한 내에 신청하지 않은 대학은 의대 정원을 증원해 주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 측은 전공의들의 부재로 인해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의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의사와 간호사 등의 협력으로 최대한 환자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전공의들의 이탈이 장기화 할 경우 더욱 심각한 의료대란에 직면할 수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그래서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나름의 명분이 있다 하더라도 의대 증원을 찬성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을 설득하기에 매우 부족하다.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2023년도 전기 의과대학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의대 학장은 축사를 통해 “요즘 필수의료, 지역의료, 공공의료 붕괴에 따른 의대 정원 증원, 의사과학자 양성 등 사회적 화두에 대해 국민들은 우리 대학에 더 한층 더 높은 사회적 책무성 요구하고 있다”며, 지금 의료계는 국민들에게 따가운 질책 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의사가 숭고한 직업이 되려면 경제적 수준이 높은 직업이 아니라 사회적 책무를 수행하는 직업이어야 한다”며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가진 의사, 사회적 책무성을 위해 희생하는 의사가 될 때 국민 신뢰 속에 우리나라 미래 의료·의학계를 이끌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직업적 실천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하길 간절히 기대해본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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