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식 칼럼] 펀더멘탈의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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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펀더멘탈의 붕괴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09.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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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코로나19로 지역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다. 지역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자영업자들은 상당수가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자영업자의 40%가 폐업을 고심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까지 버티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서민경제의 핵심인 음식점과 숙박업 도소매업 등이 코로나19로 견디지 못하고 폐업을 한다면 경기침체의 장기화는 끝이 없을 것이다. 경제위기 지수는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통계보다 직접 느끼고 체감하는 자영업자들의 온도가 더 위험한 수준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 서울 명동과 홍대거리 신촌 이태원 강남 등은 불야성을 이루었으나 최근에는 거의 암흑가에 가깝다. 오후 6시 이후 제한되는 모임은 사실상 음식점의 폐업을 선고한 것이다. 코로나19가 음식점에서 전파되는 것보다 집단이용시설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음식점에 내려진 처사는 너무 심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사태는 서울뿐만 아니라 수도권과 지방 어느 도시를 가도 비슷하다.

매출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지만 높아진 공시지가 때문에 내야 할 세금은 많아지고, 오르는 집값 때문에 집을 팔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회 전반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으나 이를 통제 조정해야할 정부는 아무런 결과물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그저 K-방역이 잘되고 있고 예방접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만 홍보할 뿐이다. 진작 자영업자들은 가게를 내 놓고 택배기사로 취업하는 등 생계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부의 방역지침은 잘하고만 있다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위드(with) 코로나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전면 봉쇄를 해제하고 코로나와 함께 생활하고 이겨내는 정책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계속되는 거리두기 강화로 국민들은 물론 의료인의 피로감이 확산돼 위드 코로나 도입이 각 분야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위드 코로나는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는 것보다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체계이다. 정부는 고령층의 90%, 성인의 80% 이상이 접종을 완료한 시점에 위드 코로나 방역체계를 검토하고 있다.

물론 예방접종률이 어느 정도 목표치에 도달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은 자영업자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 정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이미 대통령선거 후보가 현재의 방역체계를 비판하며 자영업자 생계대책을 주문한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는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시기상조라고 하지만 코로나 집단발병의 원인을 찾아 처방하는 핀셋방식을 도입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음식점과 숙박업소 도소매업소 이미용실 등 발병원인이 적은 곳은 조기 해제해 자영업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자영업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지방경제는 고사 상태이다. 각 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수백 개의 축제가 2년 넘도록 개최되지 못하면서 관련 사업들이 모두 정지됐다. 보통 지역축제는 수 천만 원에서 수십억 원이 동원돼 지역사회에 환원되는 특수산업이지만 전국 대부분의 축제가 멈췄기 때문에 내수경제는 바닥을 치고 있다. 음식 숙박업은 물론 관광산업마저 위기감이 돌고 있어 지역경제는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지방세가 많이 징수되는 대규모 공장과 제조업체가 있는 지역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각 기초자치단체는 정부 보조금과 각종 교부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정부 지원금은 물론 복지비의 과다 출혈로 지역의 사회간접자본(SOC)예산도 대부분 삭감될 위기에 놓였다. 도로확장과 교량건설 등 기본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업들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면서 체감경기는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펀더멘탈(Fundamental)은 경제활동의 기초를 나타내는 것으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경상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거시경제지표를 말한다. 정부는 우리경제지표가 아직도 양호하다고 말한다. 국가 부채가 2,000조원에 달하고 서민들의 가계 빚이 1,800조원이 넘는데도 나라경제는 양호한가? 우리나라 1년 예산이 600조원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결코 안정적이지는 않다. 이런 상황인데도 한 해 50조원이 들어가는 국민기본소득 지원을 두고 대선후보들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돈 잔치를 하겠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펀더멘탈은 통계청과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의해서만 평가되어서는 안 된다. 계속되는 공시지가 상승으로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금은 늘어나지만, 세금을 내야 하는 자영업자는 매출액 감소로 세금납부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물경제의 중심에 서 있는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펀더멘탈은 붕괴 직전이다. 펀더멘탈의 균형이 붕괴되면 각 국가 간의 통화가치의 변동이 발생하고 세계경제는 안정을 잃게 되는 것처럼 지역경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코로나 방역체계를 ‘핀셋방식’으로 재조정해 음식 숙박업 등 자영업자들을 살리는 방안을 적극 도입하기 바란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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