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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컨텐츠 육성을 위한 실용주의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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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의 시선] 컨텐츠 육성을 위한 실용주의 기반
  •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 승인 2022.03.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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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문화예술, 경제선순환 구조 정착

소프트 파워의 힘의 원천은 컨텐츠에 있다. 컨텐츠란 원래 서적, 논문 등의 내용이나 목차를 일컫는 말이었다. 현재는 각종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정보를 통칭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영화나 음악, 게임 등의 오락으로부터 교육, 비즈니스, 백과사전, 서적에 이르는 디지털 정보를 말하기도 한다. 통신회선을 사용하여 간단히 접속할 수 있는 데다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이 확산 일로에 있으므로 콘텐츠 관련 비즈니스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종래 디지털 통신에서는 글자나 음성이 주류였으나 디지털 혁명으로 방송도 디지털화되면서 통신, 컴퓨터, 방송이 융합되는 추세에 있다. 콘텐츠는 이 같은 디지털화된 정보를 말하고 콘텐츠산업은 각종 프로그램이나 CD롬 등 문자, 소리, 영상 등 융합된 디지털 정보를 다루는 산업을 이르고 있다. 특히 인터넷 시장이 확대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이러한 콘텐츠만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컨텐츠 공급자(CP)가 유망 직종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컨텐츠의 의미는 문화를 바탕으로 발생하는 모든 정보수단을 이르고 있다. 콘텐츠가 원래 서적, 논문 등의 내용이나 목차를 일컫는 말인 것처럼 문화의 구체적인 구분과 이를 공유하는 정보전달 형식의 의미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컨텐츠를 이해한다면 디지털 기술 기반의 어려운 학습적 기능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하는 어려운 이해를 피할 수 있다. 디지털 기반을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란 사실이다. 문화는 인간의 생활방식의 모든 것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를 구분하고 그릇에 담은 결과가 컨텐츠가 된다. 인간의 모든 문화활동을 세분화한 것으로 이를 공유할 수 있는 형식을 만들어 구체화시킬 수 있는 정보공유수단이 컨텐츠이다. 그러므로 문화의다양성은 컨텐츠를 만드는 수단이 되고 컨텐츠의 통합은 새로운 창의적 컨텐츠를 생산하는 것이다.

영화·방송·광고 사전심의제는 2008년에 헌법재판소가 '영화 사전 심의 제도는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그리고 같은 해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는 사전 검열'이라며 음반 사전 심의제도도 위헌결정을 했다. 이로써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던 영화·음반 사전 심의가 사라졌다. 이후 일어난 우리나라 사회의 문화 컨텐츠의 폭발적인 증가와 창의적 작품 기반이 형성된 것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고 있다. 오늘날 K문화의 세계화는 영화·방송·광고 사전심의제 폐지가 기반 환경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모든 컨텐츠가 사회에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청소년 유해 컨텐츠뿐만 아니라 가짜뉴스의 확대, 고의적 음해 컨텐츠의 제작 등 사회해악이 되는 컨텐츠가 제한 없이 유통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제한 규정을 만드는 것은 진지하게 고민되어야 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유통되는 현대 사회의 특성은 이를 쉽게 통제하는 것이 어렵다. IT산업의 육성과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국가의 온라인 통제정책에 대한 반감도 역설적으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유해 컨텐츠의 확산은 국제협력이 필요한 문제이고 우리나라가 선도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수준의 초고속인터넷 환경을 갖추었고 5G통신망 구축을 선점하고 있다. 유해 컨텐츠의 제한방식에 대한 최소의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국제협약으로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문화의 다양성을 감안하여 각 국가의 공통적인 부분에 우선하고 공동의 제한 방식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검색제한 및 컨텐츠 폐쇄 등 기술적인 통제 방법도 공동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구글, 페이스북, 유투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IT공룡의 통제 역시 이러한 국제적인 협력아래 보편주의 가치를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적인 협약의 필요성은 권위주의 정부를 압박하는 수단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정치적인 이유로 국민의 정보를 통제하는 국가는 수도 없이 많은 것이 현실이며 이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방안이 된다. 개방적 정보의 공유는 인류의 삶의 질을 올리는 본질적 접근이 되는 것이다. 인류가 하나로 나아가고 개방적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소외되고 있는 인류가 알게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실을 바로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IT관련 국제협약의 기준을 만드는 것은 통제의 수단이 아닌 인류 보편주의를 이해하려 하는 목표가 되어야 한다.

컨텐츠 환경기반은 새로운 청년세대의 특권이 된다. 이를 쉽게 받아들이고 현실에 직접 활용하는 특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청년세대가 주도하게 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컨텐츠의 발견은 청년 일자리로 이어진다. 컨텐츠는 문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인터넷 환경에 익숙한 세대에 의해 다양한 확대재생산이 가능하다. 문화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인류의 보편주의를 지향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는 그 만큼 중요한 현실적인 이유가 되고 있다. 이제 이 사회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를 고집하는 세대가 주도하는 사회가 더 이상 아니다. 변하는 현실에 적응하고 인류가 나아가는 가치를 바라볼 수 있는 사회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사회가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획일적 학교교육의 오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난 한국인의 창의력은 기적에 가깝다. 박정희 정권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이 없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현재의 저개발 독재국가의 권력자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가난한 국가살림에도 불구하고 사리사욕을 채우고 있는 현실과는 달리 그래도 박정희라는 사람은 국민과 민족을 먼저 생각하였다는 사실은 높이 살 수 있는 것이었다. 이후 이어진 역대 정권들이 그래도 이러한 권력자의 민족적 신념이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하였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5공화국은 분명 예외가 되겠지만 현재로 이어진 지금의 정권들은 탐욕의 덩어리가 집단화하고 있는 현상을 보인다. 분명한 것은 박정희란 사람이 없는 나라에서 권력욕만으로 자신의 부를 축적하였다면 오늘의 우리나라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대장동 사건의 현실은 일개 성남시장에 불과한 소도시의 권력자가 권리를 행사하여 부정축재가 가능한 금액이 1조 원을 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우리 사회의 경제규모가 그 만큼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우리의 독재정권조차 국민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명분을 분명히 하게 한 것은 문화의 힘이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우리의 전통이 이러한 결과들을 만든 것이다. 그리고 타협의 산물이었던 앞선 선진 민주국가를 뛰어넘어 자유민주주의를 진정으로 실현할 수 있는 국가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민주주의의 다양성이 얼마나 많은 창조적 결과를 만들고 있는지 직접 목격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리고 사회의 다양성은 실용주의가 사람을 이롭게 함에 본질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실용주의의 가치는 사람에 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화의 다양성은 창조적 환경을 만든다. 이러한 창조적 환경은 많은 컨텐츠를 만들어 미래의 대한민국이 나아가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우리의 민주화 과정도 하나하나가 컨텐츠로 존재하고 있다. 그 과정에 있었던 투쟁의 역사와 아픔, 눈물, 고통, 억압, 성취 등 이 모든 것이 창조적 소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인류의 보편주의적 가치로 향하고 하나로 나아가고 있음을 인지하게 한다.

폐쇄적 구조를 허물고 개방적 구조를 향하는 것은 우리에게 필연이 되고 있다. 찬란한 중국문화가 정치적 목적으로 파괴되었고 왜곡되기도 하여 현재에 이르는 참담함을 보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찬란하지도 못한 역사를 움켜잡고 우리를 애써 왜곡하며 스스로 만족하려는 일본의 행태도 마주하고 있다. 우리는 일제에 의해 강요되고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온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1만 년 전에 시작된 우리의 역사를 찾아 새로운 여행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때가 되었다.

컨텐츠 육성을 위한 실용성 기반은 우리의 전통적인 역사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우리 역사 속에 숨겨진 인류보편주의를 찾아 떠나는 여행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우리가 단일민족이라 말하고 이를 위한 정체성을 피력하고 있지만 사실 우리는 다양한 유목민족과 농경민족을 아우르는 농축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흡입력은 참으로 놀라운 것이다. 우리가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인류 보편주의의 실현에 있다.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우리의 전통적 실용주의는 다양성의 구현이 되어야 하고 가치의 통합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현실의 문제를 극복하는 열쇄가 된다.

[전국매일신문] 양동익 제주취재본부장
waterwra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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