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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83] 민주당 "대선 패배에도 달라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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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83] 민주당 "대선 패배에도 달라진 게 없다"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2.04.19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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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맛에 따라 공천방식은 자장면이 되기도 하고, 우동이 되기도 한다. 필요하면 짬뽕도 기준이 된다. 6·1지방선거가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2년 뒤 총선 보증서로 변질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다. 총 300석의 국회의원 의석 가운데 172석이 민주당이었다. 그뿐이라면 그럴수도 있다고 이해 할 수 있다. 17개 전국 광역단체장 중 14석, 226개 기초단체장 중 151석, 824개 광역의원 가운데 652석, 2천926개 기초의원 가운데 1천638석을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었다. 압도적 석권이다. ‘질래야 질 수 없는 선거’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선거에서 패배한 이유야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던 각종 의석수를 합친 것보다 많겠지만 문제는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진 다음의 태도다. 민주당에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호남지역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대선 패배를 기화로 환골탈태할 것을 기대했다. ‘기대’라기 보다는 ‘요구’였고, 요구는 민심의 명령이었다.

지역민 두 사람만 모여도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라는 말이 약속처럼 공감의 언어로 흘렀다. 그러면서도 불안했다. 그간 수없이 지켜봐 온 경험칙이다.

정권을 잃고도 그 많은 국회의원 가운데 누구 하나 크게 반성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던 사실이 이를 반증했다. SNS를 통해 달랑 문자 하나 보낸 것이 그나마 반성의 전부였다.

민심은 ‘석고대죄’를 요구했지만 그 건 사극에나 있는 일로 잘리지 않는 국회의원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정권이야 주인이 바뀌어도 내 자리만 주인이 바뀌지 않으면 만사형통인 국회의원들의 민낯을 보면서 ‘변하지 않는 민주당’의 불안은 확신이 됐다. 기대는 부질없는 허망이었음을 다시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이 19일 확정한 6·1지방선거 21개 기초단체장 선거구에 대한 공천방식을 보면 고무줄도 이런 고무줄이 없다.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입맛에 따라 공천방식은 자장면이 되기도 하고, 우동이 되기도 한다. 필요하면 짬뽕도 기준이 된다. 6·1지방선거가 전남지역 국회의원들의 2년 뒤 총선 보증서로 변질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가오는 총선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후보의 공천을 위해 염치고 체면이고 모두 팽개치고 있다.

19명으로 구성된 민주당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는 초선 국회의원 5명이 참여하고 있다. 물론 형식상이다. 실질적으로는 도내 10명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몫으로 알게 모르게 측근들을 참여시키고 있다. 사실상 전남도 내 국회의원들이 절대적 결정권을 쥐락펴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중에서도 순천시장 예비후보 선정은 차마 공당의 심사 결과로 믿기 힘들 만큼 최악으로 꼽히고 있다. 적격심사를 통과한 예비후보들 모두 한결같이 사기 및 집행유예 전과가 훈장처럼 휘날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의아하다 못해 분노하고 있다. 순천시장 예비후보인 오하근 도의원의 경우 목포에서 병원법인 관련 업무상 ‘횡령’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받았고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도 순천대학교 총장시설 업무추진비 ‘횡령’으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예비후보로 직무가 정지된 허석 순천시장은 ‘순천시민의신문’에 지급된 국가보조금 1억6000여만 원을 가로채 ‘사기’로 벌금 2,000만 원을 선고받았고, 손훈모 후보도 현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광주고검의 수사를 받고 있다.

전남도당은 이들에게 모두 일단 자격 검증을 통과시켜 예비후보자로 등록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시민들의 눈높이를 무시한 면죄부가 따로 없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 및 선출직공직자 평가위원회 규정에는 ‘뇌물, 알선수재, 공금횡령, 정치자금법위반, 성범죄 등 국민의 지탄을 받는 형사범 중 금고 및 집행유예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현재 재판을 계속 받고 있는 자’, 또는 ‘병역기피, 음주운전, 세금탈루·성범죄, 부동산투기 등 사회적 지탄을 받는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는 일단 부적격 대상으로 분류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규정은 단지 규정일 뿐’이라면 2년 뒤 총선을 겨냥한 권력의 탐욕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결론은 ‘민주당은 변하지 않는다’이다. 선사시대 매머드 코끼리 맘모스는 변하지 않아 멸종됐다. 민주당은 맘모스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고자 하는가. 그 멸종의 길을.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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