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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81] 1주일 남은 대선,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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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81] 1주일 남은 대선,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2.03.02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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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닥치고 정권교체’나 ‘닥치고 정권 재창출’의 투표를 한다면 손가락을 잘라야 할 때가 올 수 있다. 

대통령 선거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4일부터 사전투표가 실시된다.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있지만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박빙이 여전히 계속돼 우열을 가리기 힘든 초접전이다.

승부를 쉽게 점칠 수 없다 보니 후보는 물론 지지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덩달아 막판까지도 찍을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의 고심도 함께 깊어가고 있다.

그동안 선거운동을 통해 후보들의 능력과 도덕성 등 국정 최고책임자로서의 자질은 어느 정도 실체를 드러냈다. 여기에 유권자들의 개인적 가치관이 덧붙여져 후보의 개인기는 선거 당일까지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지하는 후보를 결정한 유권자들은 선거일까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를 말한다.

선거 초반부터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닥치고 정권교체’와 ‘닥치고 정권 재창출’ 앞에서 후보의 능력과 도덕성은 변별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정권이 재창출되면 어떤 나라가 될 것인가, 정권이 교체되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는 의미 없는 질문이 된 지 오래다.

정권 재창출과 정권교체가 만사형통의 명제가 되어 팽팽한 대치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중도층의 선택만 남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들 중도층을 움직일 돌발 변수에 관심이 모아질 수 밖에 없다. 우선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다. 지난달 말로 두 후보의 단일화는 물 건너 간 것으로 보이지만 선거 당일까지는 여전한 변수로 남아있다. 변수는 선거 결과가 한 치 앞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박빙인 상태에서 상수가 될 수 있다.

국민의당 안 후보는 ‘또 철수냐’라는 습관성 후퇴 이미지 극복 못지않게 선거결과에 따라 야권지지자들로부터 ‘정권교체’의 공적으로 몰릴 수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윤 후보 역시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 후보 단일화는 대권으로 가는 간절한 희망이 아닐 수 없다. 비록 투표 용지에는 개별 후보로 나섰지만 투표 전날까지는 후보만 빼고는 모든 것을 양보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역시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김동연 등 새로운물결 후보 등과 정치개혁 연대를 모색하고 있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의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한편, '반윤(반윤석열) 연대'를 구성해 중도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계산이다. 실제 민주당은 지난달 말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다당제 연합정치' 구상 등이 담긴 정치개혁안의 당론을 채택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격한 확산과 장기화된 방역 조치에 반발하는 자영업자 표심 등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후보는 당선 즉시 방역체제를 전환해 영업 제한을 완화하겠다고 약속했고 윤 후보는 이에 맞서 방역지원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그만큼 코로나19가 표심의 향방에 결정을 미칠 수 있다는 반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도 막판 변수로 돌출한 양상이다. 우크라이나 침공은 실물 경제에 미칠 영향 등을 넘어 북핵 문제와 한반도 안보 상황과도 맞물려 있다. 민주당은 '평화리더십'을, 국민의힘은 '힘의 우위 억제력'을 내세우면서 안보 표심 공략을 위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결국은 이러한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결국은 유권자의 주인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5년간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다. 국가의 운명은 나의 운명과도 직결된다. 누가 되느냐에 따라서 국가라는 공동체는 물론 나와 내 가족의 삶이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역대 최악의 비호감 선거라고 하지만 그게 선택의 강요라고 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덜 나쁜 후보를 찾아야 하는 이유다. 우울하지만 조금이라도 덜 불행해지기 위한 선택도 때로는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

‘닥치고 정권교체’나 ‘닥치고 정권 재창출’의 투표를 한다면 손가락을 잘라야 할 때가 올 수도 있다. 지난달 안철수 후보가 유세 중 자신을 찍어야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1년만 지나고 나면 그 사람 뽑은 손가락 자르고 싶다'고 그럴 것"이라고도 말했다.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는 후회는 더 이상 하지 않아야 한다. 후회의 마음처럼 손가락을 잘랐다면 남아있는 손가락이 몇 개나 되겠는가. 손가락이 무슨 죄인가.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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