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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79] ‘철수’냐 ‘안철수냐’ 그게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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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79] ‘철수’냐 ‘안철수냐’ 그게 고민이다
  •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 승인 2022.01.05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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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서길원 大記者 세상읽기] 

안 후보의 선택에 조바심을 내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도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안 후보가 마냥 웃을 수만도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이 싫지 않지만, 너무 좋지만, 독자 완주와 단일화 모두 유불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새해 벽두부터 대선판을 흔들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안 후보가 연초 각 언론사의 여론 조사 결과 그동안 5% 미만의 지지율 답보상태에서 벗어나 ‘마의 10%’를 돌파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언론사에 따라 크고 작은 지지율의 크고 작은 차이는 있지만 이미 지지율 10%를 넘어선 조사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두 자릿수의 안 후보 지지율은 아직 당선 유력 후보까지는 아니더라도 대선판을 요동치게 할 ‘게임 체인저’로서의 급부상한 존재감은 부인할 수 없게 됐다. 한 마디로 거대 양당에 치어 뒷전에 밀려있던 안 후보가 오히려 거대 양당의 명운에 지대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선택권을 손에 쥔 셈이다.

안 후보의 존재감은 이번 대선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국민적 정서를 감안할 경우,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안 후보의 지지율 상승은 이재명, 윤석열 대결이 확정되면서 ‘둘 다 싫다’는 중도층 유권자가 그에게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가릴 것 없이 벌써부터 안 후보를 ‘깐부’로 삼기 위해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지난달 말 “(안 후보의)과학기술 아젠다를 높이 평가한다. 안 후보의 좋은 아이디어 같은 것은 많이 수렴해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하도록 할 생각”이라며 “(안 후보와)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구애의 손길을 내밀었다.

국민의힘도 그동안의 안 후보에 대한 무시 전략을 거두고, 후보 단일화에 속내를 드러냈다. 과거 안 후보의 멘토였던 김민전 경희대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안 후보와의 연대를 위한 교두보란 평가가 나온다.

물론 안 후보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는 없다’는 입장이다. 안 후보 자신이 후보가 되는 단일화가 아니면 끝까지 독자 완주하겠다는 결기를 거듭 천명하고 있다. “단일화에 대한 어떤 고려도 없다. 출마 이유는 제가 정권교체를 하려고 나온 것”이라는 것이 아직 까지는 안 후보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안 후보가 걸어온 정치 역정을 보았을 때 ‘안철수의 철수’는 얼마든지 가능한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 가능 시나리오는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에서 이뤄질 공산이 크다. 지금껏 내세워 온 ‘정권교체’라는 명분을 훼손하기 보다는 국민의힘과 손잡아 파이를 키우는 편이 더 수월하고 차지할 몫도 더 크다고 판단 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안 후보가 이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가 되고 있다. 지지율은 반등 기미 없이 계속 떨어지고, 후보교체 여론까지 일고 있다. 이러한 마당에 ‘캐스팅 보트’가 되고 있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는 국면 전환뿐만 아니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대선 승리의 현실적 필승 카드가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국민의힘이 안 후보에게 얼마나, 어디까지 양보하느냐에 달렸다. 대통령 선거와 서울시장 선거 등에서 숱한 단일화를 몸으로 겪은, 그리고 교훈을 얻은 안 후보에게 단일화는 전문가 수준이 됐다고 보아야 한다. ‘철수’를 하더라도 쉽게 물러나지 않을 테고, 대선의 시간이 촉박해 질수록 몸값은 높아갈 것이 뻔하다.

안 후보의 선택에 조바심을 내는 민주당이나 국민의힘도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안 후보가 마냥 웃을 수만도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현 상황이 싫지 않지만, 너무 좋지만, 독자 완주와 단일화 모두 유불리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윤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더라도 조직력이 강한 국민의힘과의 경쟁에서 결과를 낙관하기 힘들다. 그렇다고 완주를 하더라도 야권표가 분산돼 당선이 쉽지 않은 딜레마가 안 후보의 고민일 수밖에 없다.

정치를 시작한 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단일화와 탈당, 창당 등을 반복하며 ‘철수’라는, 본명인지 별명인지 모를 평가를 받고 있는 안철수 후보의 쉽지 않는 선택에 국민들의 관심이 다시 한번 모아지고 있다. 안 후보로서는 싫지는 않지만, 고민도 더 깊어지는 신년 벽두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호남취재본부장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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