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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85] 돌아온 탕아 '노관규 순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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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185] 돌아온 탕아 '노관규 순천시장'
  • 서길원 大記者
  • 승인 2022.06.15 10: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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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원 大記者

탕자였던 그를 용서하고 다시 선택한 시민들은 4년 뒤 ‘노관규 선택이 현명했다’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고졸의 구로공단 장갑공장 노동자로 출발, 끊임없이 도전의 삶을 살아온 그가 순천을 새롭게 바꾸게 될 것이라고 시민들은 믿고 있다.

“순천이 전남의 중심도시이자 선도 도시의 본래 모습을 찾을라면 시가 일좀 해야제”, “이제 어디 가서 순천사람이라고 당당하게 말해도 될랑가 모르겄소”

6·1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노관규 후보가 당선되면서 순천시민들의 기대는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라 본래의 순천을 찾아달라는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타 도시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월한 조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발전은 더디고, 애먼 시민들이 정치권 등 지역 권력의 부끄러움을 대신 뒤집어써야만 했던 치욕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다. 구겨지고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아 달라는 것이다.

순천시민들의 바람은 소박하지만, 선택의 민심은 무서울 만큼 엄정하고 단호하다. 지역의 정서는 호남의 여타 도시와 다를 바 없이 민주당이 지배하고 있지만 ‘아니다’ 싶으면 가차 없는 게 순천이다.

지역 정서와 다른 보수당이라 해도 필요하다면 ‘이변’이라는 표현까지 들어가며 국회의원으로 당선시키고, 무소속이라도 시장 자리에 과감하게 앉히는 게 순천의 무서운 민심이다.

보수당인 새누리당의 이정현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두 번이나 선택했고, 통합진보당의 김선동 국회의원이 나온 곳도 순천이다.

시장 자리도 예외가 아니다. 전남에서 무소속 후보를 역대 시장 자리에 가장 많이 앉힌 곳도 순천이다. 민주당 지지세가 비록 강하지만 잘못된 행태에는 반드시 주권자의 준엄한 권리를 행사하는 곳이 순천이다.

그런 점에서 ‘하늘의 뜻에 순응한다’는 순천(順天) 의 민심은 하늘의 뜻이 되어 매번의 선거마다 심판하듯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그 무서운 민심이 6·1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 노관규 후보로 향했다. 선택은 돌아온 탕자에게 주어진 두 번째 기회다. 노 당선자도 한때 시민들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하고 버림받았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는 지난 2006년 민주당 공천으로 민선 4기 순천시장에 당선된 뒤 2010년 무소속으로 출마, 재선 시장에 당선됐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순천만국가정원, 국제정원박람회 등 굵직한 사업을 건설하고 유치하면서 순천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하지만 욕심이 지나쳤을까. 임기 도중 총선 출마를 위해 시장직을 내던지면서 탕자의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2012년 민주통합당 후보로, 2016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2020년 무소속 후보로 총선에 도전했으나 내리 세번,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시장을 시켜주었더니 국회의원을 하겠다고 시장실을 발로 차고 나갔다”며 그를 향한 시민들의 애정은 배신감으로 바뀌었다.

주권자인 시민들은 “정치적으로 미숙했고 잘못했다”며 “마지막 기회를 달라”는 그를 10년 만에 받아들여 순천호의 키를 다시 맡겼다. 그의 능력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을 우롱하고 오만한 이번 민주당의 공천·선거과정도 무소속의 노 후보를 선택하는 주요 원인이 된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노 당선자는 지난 2일 당선이 확정되자 “노관규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주권자인 시민을 위해 일하라는 시민들의 명령이고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준엄한 시민의 목소리를 가슴에 새기고 공약하고 비전으로 발표한 모든 것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4년 동안 반드시 순천을 새롭게 바꿔 내겠다’는 그의 당선 인사말의 다짐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산적한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그가 시장 재임 시절 성공모델로 만든 국제정원박람회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고, 시청사 건립도 현안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세금을 들이지 않고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현안도 있다. 그 첫 번째가 ‘공공기관 청렴도 3년 연속 최하위 평가’의 오명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청렴의 상징인 ‘팔마의 도시’가 ‘청렴 꼴찌’가 된 불명예를 노 당선자는 다시 예전의 청렴 도시로 돌려놔야 한다. 순천시민들의 자긍심과 명예회복의 길이다.

다음은 이번 선거에서 ‘노관규 시장’을 반대했던 표가 갖는 의미도 깊이 새겨야 한다. 자만하지 않고, 끌어안고 ‘새로운 순천’을 위해 함께 가는 일이다.

탕자였던 그를 용서하고 다시 선택한 시민들은 4년 뒤 ‘노관규 선택이 현명했다’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구로공단 장갑공장 노동자에서 세무공무원으로, 독학의 고졸 사법고시 출신이자 부패 앞에 서슬 퍼런 명 검사로, 정치인으로 끊임없이 도전의 삶을 살아온 그가 ‘노관규 순천시장’의 이름으로 증명하리라 시민들은 굳게 믿고 있다. 적어도 순천시민들의 믿음은 준엄함의 또 다른 이름이다.

[전국매일신문] 서길원 大記者
sgw3131@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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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서 2022-06-16 1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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