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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친환경 농업으로 기후 위기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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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친환경 농업으로 기후 위기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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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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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미국 핵과학자협회(BAS)가 최근 지구 종말 시계가 3년째 3년 연속 100초 전을 유지했다고 발표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1945년 설립된 BAS는 지구 멸망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핵 위협과 기후변화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947년 이래 매년 지구의 시각을 발표한다. 2019년 자정 2분 전으로 접근했던 지구 종말 시계는 2020년에는 자정 전 100초를 가리킨 뒤 3년째 같은 자리에 머물고 있다. 시계가 멈췄다고 안심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기후 위기가 이제는 절박한 현실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는 뜻이다.

지난 100년(1911~2010)간 지구의 연평균 기온은 1.8℃, 연강수량은 217mm 상승하는 등 지구의 평균 기온이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UN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서 이 속도라면 오는 2030~2052년에 1.5℃가 오르게 된다고 봤다. 실제 지구가 1년에 0.02℃씩 오르고 있는데 추세선을 그려보면 2040년쯤엔 1.5℃ 상승하게 된다. 숱한 기상이변과 기후변화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문제는 이런 이상기상에 따른 돌발병해충 다발로 농작물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생태계의 파괴, 이로 인한 식량 위기로 이어져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국가 체계를 불안정하게 한다.

2020년 호주에선 7개월이 넘는 기간 가뭄이 계속됐고 거대한 산불이 발생했으며, 러시아는 폭염에 시달렸다. 우리나라도 2020년 8월 내린 기록적인 호우로 2만8,000여ha 규모의 농경지가 침수, 유실, 매몰을 비롯해 하우스 파손, 낙과, 병충해 창궐 등 농업분야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 비단 폭우만의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농사는 농부가 반을 짓고 하늘이 반을 짓는다고 하지만 땀 흘린 만큼 결과가 나오는 농부의 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하늘의 역할은 잔인했다. 한 차례 눈도 내리지 않는 따뜻한 겨울,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고온 건조한 봄, 돌발적인 냉해와 병충해,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피해로 농민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하고 있다.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영국, 프랑스, 캐나다 등지의 국가들은 환금작물(換金作物) 위주의 단작 재배, 기계화 중심의 심경(深耕)경작, 육식 중심의 대규모 축산 등이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해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고 인정하고 비상선언에 나섰다. 많은 자원과 역량을 동원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특히 EU 집행위원회는 2021년 5월 유기농업을 강화하고 농약사용을 줄이는 내용을 담은 ‘농업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의 국제기후전문매체인 클라이밋홈뉴스는 2016년 4월 11일 ‘기후행동추적(CAT)의 분석보고서’를 기반으로 한국,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를 기후악당으로 지목하며, “한국이 2016년 기후 악당국을 선도하고 있다.(South Korea leads list of 2016 climate villains)”고 보도했다.

CAT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포럼 21개국 가운데 한국의 1인당 탄소배출량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고, 2035년에는 미국의 1인당 탄소배출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입은행을 비롯한 공적자금의 석탄산업 지원과 제자리걸음인 한국의 탄소감축량 등이 이유다. 기후변화 대응해 게으른 국가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나라이다. ‘기후 악당국’의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도 우리 농업의 새로운 대전환을 준비해야한다. 농업은 흙, 땅, 자연과 더불어 생태 가치와 자립하는 삶으로 모든 생명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탄소배출을 저감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혁신적 친환경생태농업으로 전면 확대해야 기후 악당국의 오명을 벗을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는 농업위기이자 식량위기로 이어져 인류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다. 이제 더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인간만이 아니라 지구 생명계, 생태계를 고려하는 친환경농업으로의 전환 그 한 길뿐이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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