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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비우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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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장의 향기로운 詩] 비우는 여행
  • 전국매일신문
  • 승인 2023.07.1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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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이오장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비우는 여행
                      - 김진길(청주)作

배낭 가득
버려야 할 욕심을 꾹꾹 눌러 담아
허리가 휘게 짊어지고
기차를 탄다

출발에서 속도를 붙여
터널을 들락거리며
종착역을 향해 질주한다

분주한 시침 따라 살아가는 인생길
터널에선 잠시
숨죽이는 방법도 터득하여
내일의 빛을 내다본다

바늘구멍 빠지는 듯 질주하는 삶
이제 괴로움 다 내려놓고
희망과 사랑으로 
비워질 배낭을 새롭게 채우며
행복한 여정길 기대한다
하루의 햇살이 품어 들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이미지투데이 제공]

[시인 이오장 시평]
일정한 기준으로 정해진 삶이 아니다. 
많은 사람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저마다의 정신을 고집하며 타협하지 않는다. 
그 부작용은 어둠을 만들어 삶을 피폐하게 하는데 그것을 아는 순간은 죽음에 이르러서다. 
깨우친 성인이라도 종착점에 도달해서야 겨우 깨우쳤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인간의 깨우침이라는 것이 진정으로 있기나 한 것일까. 
자연에서 얻은 삶을 자연에 맞춰가며 자연으로 살면 되는데 무엇을 깨우치고 뉘우친단 말인가. 
동양에서는 무위자연이 최대의 깨우침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다만 그것을 실행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깨우침은 없다는 것이고, 인간이 자연을 지키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면 진정한 인간이라는 것을 말한다. 

배움이 아니라도 그것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는 인간은 오직 자신만을 위한 이기심의 존재다. 
그것을 어느 정도 알게 되는 것은 체험을 위한 여행이다. 

김진길 시인은 그것을 증명하며 실행에 옮긴다. 
배낭 가득 욕심을 집어넣고 길을 나선다. 
속도를 더하여 달리고 달려 터널에 들어서서는 길에 어둠 속에서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잠시의 여유와 망각 속에 진정으로 자연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경쟁은 바늘구멍 통과하기다. 
그 의미는 그만큼의 죄업과 고난이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일까. 

시인처럼 다 비우고 끝내는 배낭까지 버리는 삶이다. 
그것만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여행으로 삶의 깨우침을 얻은 시인이 부럽다.

[전국매일신문 詩] 시인 이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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