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관영 수석대변인 “야구장 함성만큼 민주주의 회복위한 함성도 크다는 점 인식하길” 일침
2017년 문재인 대통령, 잠실 아닌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서 시구···김정숙 여사와 '치맥' 즐기며 경기 관람 화제
KBO 관계자 "예전 대통령 시구와 비교해 경호 덜 삼엄···드러나지 않는 경호 지향하는 문 대통령 다웠다" 호평
2023년 4월 윤석열 대통령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서 '역대 대통령 중 세번째 시구자로 나서
허구연 KBO 총재, 尹 대통령 시구에 "역대급 돌직구" 평가···5월 유소년 야구대회서 '윤석열 주심' 변신까지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10월 28일 박근혜 대통령 '깜짝 시구' 화제
지난 2013년 10월 28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대통령'과 '시구'다.
●박근혜 대통령, 한국 시리즈 3차전 시구 나서···야구 꿈나무들과 경기 관전
박근혜 대통령은 2013년 10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3차전에 깜짝 등장했다.
한국시리즈 기념 점퍼를 입고 태극기가 새겨진 파란색의 글러브를 착용한 박 대통령은 양해영 KBO 사무총장의 안내를 받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이어 나광남 주심으로부터 공을 받은 뒤 마운드가 아닌 홈에서 가까운 잔디 위에서 두산 포수 최재훈을 향해 공을 던졌다.
마운드에 오르는 동안 박 대통령은 환한 미소로 팬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며 화답했으며 시구 전에는 애국가 재창 때 그라운드에 섰던 선수들은 시구를 하는 동안은 그라운드서 잠시 철수하기도 했다. 심판 복장을 한 경호원도 대통령을 엄호했다.
박 대통령은 퇴장에 앞서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에게 격려를 전한 뒤,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와 양해영 사무총장의 영접을 받아 관중석에서 야구 꿈나무들과 함께 앉아 경기를 관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깜짝시구’를 한 것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관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떨어지는 국정지지도를 회복하기 위해 전국민의 관심이 모아진 야구장으로 달려간 것이 안타깝다”라고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시구가 복잡한 정국을 외면하는 한가하고 무책임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쳐질까 걱정”이라며 국가기관들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박 대통령의 침묵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야구장의 함성만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함성도 크다는 점을 인식하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의 프로야구 시구 4번째로 기록되었다.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이 시구를 한 바 있다. 또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76년 제1회 대통령배 고교야구 개막전 시구자로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 잠실 아닌 광주 야구장서 시구 선봬···김정숙 여사와 '치맥' 관람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0월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기아 타이거스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시구자로 등장했다. 문 대통령은 시구를 하려 저녁 6시 챔피언스 필드에 도착해 15분 가량 시구 연습을 했다. 김응룡, 김성한 전 감독과 김정수 기아 타이거스 코치가 시구 연습을 도왔다. 문 대통령은 시구를 한 공에 사인해 야구박물관에 기증했다.
문 대통령의 시구 여부는 한국시리즈 시작 전부터 관심이 쏠렸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투표를 독려하려 “(대통령이 되면) 투표 인증 1위 팀의 연고지에 가서 시구를 하겠다”고 말했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가 인증샷을 홈페이지에 올리고 야구팀을 함께 밝히는 형식으로 진행된 투표 독려 이벤트에서 1위를 한 팀은 기아 타이거즈였으며 이날 시구는 공약 이행인 셈이다.
문 대통령은 상당한 야구팬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는 2017년 9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선수의 은퇴에 “아쉬움과 함께 축하를 보낸다”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할 이승엽 선수의 앞날을 야구팬의 한사람으로서 응원하겠다”고 쓰기도 했다. 1988년에는 고 최동원 선수가 프로야구선수협의회를 구성할 때 변호사로서 법률 자문을 맡은 바 있다.
시구를 끝낸 문 대통령은 야구 관람까지 이어갔다. 챔피언스필드 4층에 위치한 'K라운지'로 이동했으며 부인 김정숙 여사, 임종석 비서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주영훈 경호실장, KBO 구본능 총재, 김응용 회장 등과 함께 자리에 앉아 경기를 한참 지켜봤다. 또한 문 대통령은 김정숙 여사와 함께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경기를 지켜본 모습이 방송에 나오면서 '문재인 치킨'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오르기도 했다.
한편 KBO 관계자는 "예전 대통령 시구와 비교하면 경호가 덜 삼엄했다"며 "드러나지 않는 경호를 지향하는 문 대통령다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대 3번째 개막전 시구···"스트라이크" 유소년 야구대회에선 주심 역할 '톡톡'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4월 1일 김건희 여사와 함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를 찾아 시구했다.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세번째 개막전 시구자로 나섰다. 개막전 시구는 1982년 전두환 대통령과 1995년 김영삼 대통령 두사람만 했으며 노무현, 박근혜, 문재인 전대통령은 포스트 시즌서 시구를 했다.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허구연 KBO 총재의 안내를 받으며 구장 내로 들어왔다. 부부 모두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 점퍼 차림으로 모자는 쓰지 않았다. 허구연 KBO 총재의 안내로 마운드 근처로 간 윤 대통령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는 공을 던졌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 옆에서 시구를 지켜본 허구연 총재가 '역대급 돌직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또 "윤 대통령이 시구 연습을 20개 정도 했는데, 제대로 된 와인드업과 빠른 볼 스피드에 함께했던 야구 관계자들이 놀라기도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시구에 앞서 허 총재를 비롯한 야구 관계자들과 만나 환담했다. 어려서부터 야구를 즐겼다는 윤 대통령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외가 근처에 있던 한양대 야구부 숙소에 오가며 선수들과 알고 지냈다고 한다. 당시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한양대 출신 남우식, 정현발, 천보성, 배대웅 전 선수가 이날 환담에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환담에서 서울대 재학 시절 법대 야구부에서 활동했다고도 소개했다.
시구 후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람한 윤 대통령 부부는 자리로 찾아온 어린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야구공에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유엔 '세계 쓰레기 없는 날'(3월 30일)을 계기로 이날 경기장에서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에 음료를 담아 마셨다고 이 대변인은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5월 14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유소년 야구대회에 깜짝 등장해 선수들을 격려하고 야구 주심(구심)으로 변신해 특별한 세리머니를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어린이정원 스포츠필드에서 진행된 '2023 대통령실 초청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 결승전 현장을 찾았다. 전국 32개 팀이 참가해 서울 가동초등학교와 대전 신흥초등학교가 결승에 올랐다. 야구 국가대표 점퍼를 입은 윤 대통령은 결승에 오른 두 팀 주장 선수와 감독들에게 각각 기념모와 꽃다발을 전달하고 대형 야구공에 서명을 했다. 이어 심판 장비를 착용한 뒤 포수 뒤에 서 투수의 투구를 본 후 "스트라이크"를 크게 외치며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