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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말은 책임이라는 추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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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말은 책임이라는 추가 달린다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2.02.2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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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대선을 10여 일 앞두고 여야 정치권이 ‘일본 자위대 논쟁’으로 또 한 번 시끌시끌하다.

지난 25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 육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 관련 발언을 한 것이 발단이 된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윤 후보가 “유사시 일본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망언을 했다”며 공세에 나섰고, 국민의힘은 이에 대해 “조작 선동”이라고 맞서며 또 다시 대선 국면이 어수선해지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주장하는 말이 사실인 것처럼 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며 경계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전한 시대의 유향이 동주 후기인 전국시대 전략가들의 책략을 편집한 전국책(戰國策)에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말이 나온다.

방충이라는 사람이 위(魏)의 태자와 조(趙) 나라 한단(邯鄲)과 함께 인질로 가게 됐다. 이 때 방충은 혜왕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기 한 사람이 있어 시장에 호랑이가 나왔다고 하면 왕께서는 믿겠습니까” 이에 혜왕은 “누가 믿겠는가”

방충은 “그럼 두 번째 사람이 와서 시장에 호랑이가 나왔다고 하면 믿겠습니까” 또, 혜왕은 “역시 의심스럽지”

재차 방충은 “그럼 세 번째 사람이 와서 똑같이 말하면 왕께서는 믿으시겠지요” 이에 혜왕은 “그럼 믿지”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방충은 “애당초 호랑이가 나온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세 사람이 나와서 같은 말을 하면 믿게 됩니다”

이어 “제가 인질로 떠나면 저의 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며, 세 사람 이상이 저를 모함하면 왕께서는 그것을 사실로 여길 것입니다. 그러니 절대 부디 그 말을 조심해 주소서”

혜왕은 “안심하라. 절대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혜왕은 방충이 떠나자마자 그를 모함하는 말을 듣고 그를 인질의 땅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이재명 후보는 2차 TV토론 다음날인 26일 본의의 명의로 ‘자위대 한반도진입 허용 발언에 관한 특별성명’을 통해 “한일관계 악화는 한국 정부 때문이라거나,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고 방사능 유출은 없었다는 등 일본 극우세력 주장에 동조해온 윤석열 후보가 어제 토론에서 유사시에는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들어올 수도 있다는 망언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저히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라고 보기 어려운 윤 후보의 국가관과 대일본인식을 보여준다. 일본 극우세력 인사의 발언과도 구분하지 못하겠다”고도 했다.

또 “삼 일 뒤면 3·1절이다. 완전한 자주독립과 자주국방의 염원을 선열들께 말씀드려야 할 때, 국민들께 일본군 한반도 재진입을 걱정하시게 했다. 윤석열 후보의 위험하고 불안한 안보관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후보는 ‘3·1절’을 앞두고 한 자위대 한반도진입 가능 망언을 취소하고, 순국선열과 국민 앞에 사죄하시기 바란다. 윤 후보의 일본군대 한반도진입 가능 발언이 소신 아닌 실언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TV토론 중 윤 후보는 이처럼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한국에 들올 수도 있다”고 단언하지 않았다. “한미일 동맹이 있다고 해서 유사시에 들어올 수 있는 것이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윤 후보의 발언에 공세를 편 것으로 보여진다.

다가오는 3·1절과 유관순 열사까지 거론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또 다시 ‘반일(反日)’ 감정을 부추기려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반일 선동이 또다시 시작됐다며 “윤 후보가 자위대의 한반도 진입을 허용했다는 이 후보의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설령 한·미·일 동맹을 하더라도 유사시에 한반도에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얘기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를 두고 이 후보 측이 한반도에 일본군이 진주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주장하는 건 사실을 호도하는 덮어씌우기 술책”이라며 “조건 반사적으로 반일 선동을 시작했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 대해 국민들에게 미래비전의 정책설명을 통해 공감과 마음을 얻기보다는 내 생각과 내 의견만을 주장하고, 내 뜻대로 상대방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선동과 갈등만을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인생의 지혜로운 소통 방법 중 ‘내 말 한마디에 누군가의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내 마음이 고약하면 남의 말이 고약하게 들린다’, ‘말투는 내용을 담은 그릇이다. 따져서 이길 수는 없다’, ‘말의 내용과 행동을 통일시켜라’, ‘말은 입을 떠나면 책임이라는 추가 달린다’ 라는 말이 있다.

‘삼인성호’의 어리석은 정치적 판단은 결국 국민들을 불행하게 할 뿐이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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