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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과학방역'으로 국민불안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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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과학방역'으로 국민불안 해소해야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2.03.2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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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정부의 방역 지침에 따라 힘겹게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며 2년을 벼텼는데...” 요즘 국내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물론, 사망자와 중증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그 수가 세계 1~3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초 세계 1위를 기록한 뒤 좀처럼 감소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결국 1000만 명을 넘어선 뒤 27일 0시를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는 무려 1181만5841명으로 폭증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7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1만8130명이라고 밝혔다. 나흘 연속 30만 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주 같은 요일의 33만4642명과 비교하면 1만6512명 줄었지만 위중증 환자는 전날에 비해 52명 늘어 누적 1216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282명 늘어 누적 1만4899명에 이른다.

위중증 환자 수는 지난 8일 1000명 선을 넘긴 이후 20일 연속 1000~1200명 대를 보이며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재택치료자 수도 200만 명대에 육박하고 있다. 27일 0시 기준 재택치료자 수는 196만3839명으로, 전날 190만2347명에 비해 6만1492명이 증가한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코로나19 대유행이 이어지며,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재택치료자 수도 더욱 폭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지금까지 1181만5841만 명의 누적 확진자 중 900만 명 이상이 최근 한 달 반 사이 폭증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세계가 감탄했던 K방역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최근 ‘문재인 정부 국민 보고’ 백서를 통해 “세계가 감탄한 K방역”, “봉쇄 없이 감염 확산을 억제시켰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중국 5대 때의 넷째 왕조인 후한(後漢) 시대에 생긴 일이다. 당시 후한은 외척(外戚)과 환관(宦官)에 의해 망했다고 한다.

후한의 화제(和帝) 시대에 그가 열 살로 즉위하자 두태후(竇太后)가 수렴청정(垂簾聽政)했고, 그의 외숙도 설치게 됐다.

외숙인 두헌(竇憲)이 흉노를 물리쳤다는 작은 공로로 대장군이 되고, 그들 부자 형제가 요직을 모두 차지해 국정(國政)을 농단(壟斷)했다고 한다.

화제는 어린 마음에 외척을 제거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환관 출신인 정중(鄭衆)을 불러들여 외숙인 두헌의 비행을 폭로시키고 난 뒤 그의 직책을 빼앗고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만들었다.

외척이 제거되자 정중을 중심으로 한 환관들이 설쳐대기 시작했으며, 환관은 원래 남자 구실을 제대로 못해 권력욕만 더욱 강하게 표출한 것이다. 이처럼 환관들이 설치자 정치는 더욱 어지러워지게 됐고, 결국 후한은 이들에 의해 망하게 됐다고 한다.

앞문의 호랑이 격인 외척을 물리치려고 뒷문의 늑대인 환관을 불러들인 결과가 되고 말았다.

그래서 이 일을 보고 후세 사람들은 ‘앞문에서 호랑이를 막으면 뒷문으로 늑대를 끌어들인다(前門之虎後門之狼’고 평했다고 한다. 혹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인 결과가 됐다는 내용이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 방역과 관련, ‘세계가 감탄한 K방역’이라고 자화자찬 했으나 규제완화 방침이 한 달 새 3차례나 이뤄진 가운데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 및 중증 환자가 폭증하며 세계 최악을 기록하자 ‘허망한 K방역’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처럼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택 치료자들로부터 각자도생해야 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0년 기준 우리나라 1인 가구가 664만3354 가구로, 31.7%에 이르는 가운데 이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재 60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 집중 관리군은 재택치료 중에 수차례 의료기관의 모니터링을 받지만 일반 관리군은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진단하고, 신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규제완화 방침이 거듭되면서 신규 확진자는 급증했고, 중증이 아닌 경우 자가격리 외에는 뾰족한 대응 방안이 없다보니 검사 차제를 기피하는 이른바 ‘샤이 오미크론’ 사례마저 증가, 감염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직속 코로나19 비상대응특별위원장을 겸임하고 있는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최근 “국민의 항체 양성률을 조사해 과학적인 방역을 도모하겠다”며 “50세 이상의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를 위한 코로나19 대면 진료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현 정부의 방역정책을 정치방역”이라고 평가한 뒤 “이는 여론에 따른 정책 결정이었고, 그래서 여러 실수가 나왔다”며 “반면 새 정부는 ‘과학방역’으로 객관적인 자료에 근거한 정책 결정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가 제시한 대응책은 현재의 비대면 재택치료가 아닌 1차 의료기관인 동네 의원들에서 대면 진료를 받도록 하고, 고령자나 기저 질환자 등 고위험군의 확진자들에게 증상이 나타나면 최우선적으로 검사·치료할 수 있도록 패스트트랙을 만든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코로나19 확진자 및 백신 부작용 데이터 자료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제시했다.

그래야 새로운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고, 국민이 가진 백신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도 완화시킬 수도 있을 뿐 아니라 백신 접종에 대한 선택권들도 국민 각자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 폭증 한 달여 만여 누적 확진자가 120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더 이상 ‘정치방역’이 아닌 ‘과학방역’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해야 할 때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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