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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인사가 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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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인사가 만사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2.04.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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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네 번째로 국민 앞에 직접 나서 첫 내각 인선을 직접 발표했다.

윤 당선인의 이날 직접 첫 내각 인선 발표에 나선 것은 지난달 13일 안철수 인수위원장 발표에 이어 20일 용산 국방부 청사로의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발표, 이달 3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발표에 이은 네 번째로 주요 사안을 당선인이 국민 앞에 서서 직접 발표한다는 점에서 ‘국민과의 소통’ 의지가 담겨있다는 평가다.

중국 춘추시대의 사상가이자 학자였던 공자의 제자 가운데 중궁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중궁은 주 나라 무왕의 아우인 주공 단이 현재의 산둥성 취푸에 도읍해 세운 노나라의 실권자인 계씨의 총리가 됐다고 한다.

이 같은 요직에 오른 중궁이 어느 날 자신의 스승인 공자를 찾아가 정치를 하는 도리에 대해 여쭈었다.

공자는 일찍이 제자 중국에 대해 평하길 ‘임금이 될 자격이 있는 훌륭한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여기고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유사(소임)를 먼저하고, 작은 허물을 용서하고, 어진 인재를 찾아내라”

‘유사를 먼저 하라’는 말은 혼자 모든 일을 직접 통솔하고, 지휘하는 번거로운 방법을 사용하지 말고, 각각 맡은 바가 있는 그 사람으로 하여금 소임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만들라는 뜻이다.

이는 직책을 수행할 만한 인재를 구해 책임과 권한을 완전히 맡기라는 말이다.

또 ‘작은 허물을 용서하라’는 말은 잘 하려고 하다가 범한 실수는 꾸짖지 말고 아량으로 감싸며, 더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줘야 한다는 말이다.

‘어진 인재를 찾아내라’는 말은 능력 있는 인재를 뽑아 등용하면 그 인재가 또 다른 인재를 부를 것이기 때문이다.

공자는 인재를 등용하는 방법에 대해 ‘거이소지 이소부지 인기사제’라고 했다. ‘너의 아는 바를 들면, 네가 알지 못하는 바를 남들이 버리겠느냐’는 말이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발표한 뒤 10일 오후 2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새 정부의 내각 인선 일부를 발표했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필두로 한 ‘경제 라인업’이 공개됐고, 금융위원장과 대통령실 경제수석 등 8명 정도가 함께 발표됐다.

윤 당선인은 지난 대선 후보 시절부터 내각에 자율성과 책임성을 부여하고, ‘슬림한 대통령실’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대통령실 인사는 내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역동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이 그 안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거론하며, 대통령실 권한 축소 및 슬림화한 실무형 조직 구성을 강조한 것은 이 같은 관측이 꾸준히 제기되는 배경이다.

이번 첫 내각 인선 발표에서는 인수위의 철저한 내부 검증을 통해 실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그 내용은 윤석열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장관 후보자로, 경제기획위원과 재정경제부를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발탁됐고, 국토교통부 장관 자리에는 윤 당선인 캠프에서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을 맡아 대선 공약 전반을 총괄했던 원희룡 전 제주지사 내정됐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김현숙 당선인 정책특보가 발탁됐고,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당시 제7군단장을, 문재인 정부 당시 합참 차장을 지냈던 이종섭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인수위원이 내정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언론인 출신의 박보균 인수위 특별고문이,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는 정호영 전 경북대 병원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는 이창양 인수위 경제2분과 인수위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자리에는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 연구소장이 각각 발탁됐다. 

이번 발표에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인사 검증에 한 명당 최소 5일 이상 걸려 예상보다 검증에 시간이 더 걸리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7대 검증 기준보다 (기준을) 더 넓히고 철저히, 종합적이고 포괄적으로 (검증)한다고 했다.

윤 당선인 측은 오는 15일 전까지 차기 내각 후보자 인사를 모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으로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말이다.

국무총리를 비롯, 윤석열 정부의 초대 내각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송곳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본격적인 인사청문회 정국을 맞아 공수가 바뀐 여야의 속내는 매우 복잡하다. 자칫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로 비춰지지 않을까 해서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국민들의 눈높이는 매우 높아졌다. 윤석열 정부 일부 내각 인선이 발표된 가운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인재 발굴에 당리당략적 정치공세나 공연한 트집 잡기는 없어야 한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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