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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글로벌 식량 공급 위기극복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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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의 돋보기] 글로벌 식량 공급 위기극복 대책 세워야
  • 최승필 지방부국장
  • 승인 2022.06.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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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필 지방부국장

이달 들어 내리기 시작한 반가운 비로 일부 지역에서 농작물의 가뭄 문제가 다소 해소됐으나 아직도 전국 곳곳에서 심각한 가뭄 현상이 이어지고 있어 농작물 수급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식량 공급망이 붕괴 위험에 처한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가뭄과 폭염 등 이상 기후까지 겹치면서 식량 부족과 이에 따른 ‘프드플레이션(푸드+인플레시션)’이 세계를 강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 3억 명이 넘는 세계 인구가 기아에 처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최근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달 말을 시작으로, 오는 8월 해바라기 씨 등 주요 작물의 수확기를 앞두고 있지만 러시아와의 전쟁이 끊이질 않고 있어 수확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는 밀과 옥수수 수출은 각각 세계 5위(8%), 3위(13%), 해바라기씨유는 47%로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곡물 대국이지만 이처럼 계속되는 전쟁으로 수확이 어려울 경우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일반적으로 가을께 시작돼 봄에는 약해지는 ‘라니냐’ 현상으로,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넘게 낮은 이상 기온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 3대 곡창지대로 불리는 미국과 아르헨티나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어 글로벌 식량 공급 쇼크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 곡물 부족 사태는 2011년 ‘아랍의 봄’과 2007~2008년 식량위기 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식량 시장에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 발생했다”며 “기아 구가 지난해 2억7600만 명에서 올 3억2300만 명으로 늘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라니냐’는 이 같은 글로벌 식량 위기를 가중시키는 또 다른 악재라고 한다.

‘라니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적도 무역풍이 강해져 동태평양의 따뜻한 해수가 서태평양으로 옮겨가며 발생한다. 이로 인한 대류 변화로 동태평양 쪽에 있는 미국과 아르헨티나 농경지엔 가뭄이 찾아오고, 서태평양 인근의 인도 등은 폭염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가뭄은 육류 가격 인상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캐나다와 영국, 남미 등지의 축산 농가들은 가뭄으로 목초지의 풀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풀을 대체할 사료값까지 치솟자 식육용 가축의 조기 도살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3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개월 연속 하락했으나 곡물과 육류가격지수는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가뭄’은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거나 적게 오는 기간이 지속되는 현상으로, 지속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간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심각해진다.

가뭄 현상 중 ‘기상학적 가뭄(meteorologicaldrought)’은 평균 이하의 강수량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를 의미하고, ‘농업 가뭄(agriculturaldrought)’은 가뭄의 지속으로, 작물의 산출이나 초원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경우라고 한다.

또, ‘수리학적 가뭄(hydrologicaldrought)’의 경우 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으로, 모래나 자갈, 실트, 점토 등 공극량이 많은 것으로 구성된 대수층이나, 호수나 저수지와 같이 물을 저장하는 장소에 존재하는 가용한 수자원의 양이 통계적 평균보다 낮아지는 경우다.

‘대가뭄(megadrought)’은 가뭄이 10년 이상 지속되는 것으로, ‘기근(飢饉)’ 등으로 인한 심각한 재해를 초래한다.

우리 정부는 이달 들어 내린 비로 가뭄이 다소 해갈됐지만 누적 강수량이 여전히 평년 수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노지 밭작물 등의 생육 부진이 우려됨에 따라 농산물 수급 대응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 따라 ‘농식품 수급상황실’을 설치, 농식품 수급 불안 상황을 점검하고, 수급 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배추·무·마늘·양파와 감자를 포함한 4만t 수매 비축을 진행 중이며, 필요 시 비축물량을 시장에 공급, 안정적인 수급 상황을 유지하기로 했다.

농촌진흥청과 도 농업기술원으로 구성된 현장기술지원단은 병해충 방제 등 기술지도를 지원하고, 민간이 사전에 비축한 후 수급 불안 시 일정 물량을 출하토록 하는 저장·가공시설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공급량에 따라 출하량을 조절하거나 가격하락분 일부를 지원해 주는 채소가격안정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각 지자체에서도 가뭄 발생 지역에 관정 등 용수원을 개발하고, 천수답·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용수 부족 상황 점검 등 지역별 가뭄 상황과 급수대책 추진상황을 매일 점검하기로 했다.

가뭄이 발생하면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가뭄대책 상황실’을 운영하며, 예비비까지 투입해 관정 개발과 용·배수로 정비, 하천 굴착 등 다양한 방안을 마련, 추진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발표한 식량위기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전쟁과 가뭄 등 이상 기후로 농산물 생산량 감소까지 겹치면서 식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가뭄 등 이상 기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전국매일신문] 최승필 지방부국장
choi_sp@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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