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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역사와 문화를 바로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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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의 e글e글] 역사와 문화를 바로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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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2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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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고대 중국의 위서(魏書)에는 “지금으로부터 2000여 년 전, 단군왕검이 아사달에 도읍을 정해 조선을 개국하였으니 중국의 요(堯)와 같은 때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요(堯)는 고대 중국의 삼황오제 전설에 나오는 요임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오제(五帝)란 천상(天上)에서 “동서중남북의 오방(五方)을 주재(主宰)하는 상고시대 중국의 다섯 제왕(帝王: 청제(靑帝), 백제(白帝), 황제(黃帝), 적제(赤帝), 흑제(黑帝)”을 지칭하는 말로서 일반적으로 요순(堯舜)시대라고 일컫는다. 

위(魏)는 기원전 403~225년까지 존속했던 나라였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단군왕금은 기원전 2350년 전후에 있었다는 말이 된다. 일연(一然)스님도 그가 지은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 “환인과 환웅은 오제 이전인 삼황 때 있었던 인물이라고 했다. 단군왕검이 개국한 단군조선(고조선)의 존재를 증명하는 결정적인 문건은 풍수도참서(風水圖讖書)인 『신지비사(神誌秘詞)』라는 책이다. 불행히도 이 책은 현재 전해지지 않아 자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고려 숙종 때 김위제(金謂磾)가 이 책을 인용하여 남경(南京) 천도를 주장한 일이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 때 이익(李瀷)은 이 책을 직접 보지 못했다고 말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볼 때 조선시대 이전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역사에 대한 혼란은 일제가 우리 땅을 강점하면서 본격적으로 촉발되었다. 일제는 일본 천황의 역사를 조작하고 천황의 이름으로 대대적인 군사훈련을 시작하여 1941년 대동아전쟁을 일으켰다. 이토 히로부미를 비롯한 명치유신파는 일본 천황을 신으로 받들어 모시고 천황과 관련된 모든 신화를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로 인식시키는 황국사관을 심는데 열을 올렸다. 그런 자들이 설립한 국책대학이 바로 동경제국대학이다. 

당시의 우리 지식인들은 동경제국대학에 유학 가는 것을 최고의 영예로 알고 거기서 공부한 것을 자랑하고 삼았다. 그런 대표적인 유학생이 동경제국대학 역사학과를 졸업한 국사학자 이병도(李丙燾)선생이라고 한다. 일본의 황국사관을 심기 위해 설립한 동경제국대학의 역사학과에서 공부했다는 말은 천황을 신으로 받드는 역사교육을 받았다는 말이 된다. 요즈음 말로 하면 신학대학에 들어가서 공부하고 예수를 신으로 받드는 목사가 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식민사관을 비판하는 후대 학자들은 이병도 선생이 지은 『국사대관』을 식민사관의 기점으로 보고 있다. 일제의 조선병합 목적은 한마디로 지구상에서 조선인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황국신민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 일제는 조선인들을 뼛속까지 일본인으로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였고 이병도가 『국사대관』을 지으면서 그 앞잡이 노릇을 했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너무도 오랫동안 일제의 식민사관에 물들어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뜻있는 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땅에는 제2, 제3의 이병도가 많다고 한탄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자주적인 강대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우리의 정신부터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그런 일은 우리 조상들의 위대한 역사를 제대로 살려내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는 또 다른 외래문화의 노예가 되어 제2차 식민화의 길을 가고 있는 듯하다. 

공자를 비롯한 옛 성인들은 “잘못을 고치기를 꺼려하지 말라”고 누차 강조했다. 특히 “한번 잘못한 것보다 잘못인 줄 알면서도 고치지 않는 것이 더 큰 잘못”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일제가 의도적으로 왜곡한 역사를 스승의 가르침이라 하여 후학들이 그대로 답습한다면 작은 소의를 위해 큰 대의를 저버리는 격이 아닐까? 

중국이 우리를 다시 공략하기 위해 동북공정에 나서고 있고, 일본이 침략의 빌미를 잡기 위해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까? 외래문화, 외래상품, 외래신앙을 분별없이 무더기로 수입하여 삼천리 방방곡곡을 뒤덮어 놓아야 옳을까? 그런 일은 우리가 저주하고 또 저주하는 제2차 식민화의 길을 우리 스스로 가는 길이진 않을까? 지금부터라도 우리 역사, 우리 문화를 제대로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전국매일신문 칼럼] 윤병화 미래정책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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