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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미래 청년 농부를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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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미래 청년 농부를 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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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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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경북 봉화군에 있는 ‘한국펫고등학교’는 4년 전 전교생이 24명에 불과해 폐교 위기까지 내몰렸던 곳이다. 당시 이름은 경북인터넷고등학교. 학교는 2019년 한국펫고로 이름을 바꾸고 반려동물 관련 학과를 전국 최초로 개설하며 특성화고로 전환했다. 그 결과 전국에서 지원자가 몰려 현재 전교생 수는 128명으로 2019년 대비 5배가량 늘어났다. 경쟁률도 3:1을 기록하며, 재학생의 90%가 서울·경기·부산 등 타 지역 출신이다. 학생을 위한 기숙사를 만들었고, 반려동물 교육센터도 세웠다. 폐교위기의 시골 학교를 반려동물이 살린 셈이다. 

한국펫고의 인기가 뜨거운 이유는 강아지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이 많이 늘어난 것과 관계가 깊다. KB금융지주가 조사한 ‘2021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604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가구 3곳 중 1곳으로 전체 반려인은 1천445만명으로 나타났다. 한국펫고에서는 학생들을 애완동물 미용사나 애완동물 패션디자이너, 동물사육사, 반려동물행동교정사, 애완동물 창업가 등을 양성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한국펫고는 전국에 69곳이 있는 농업계 고등학교 중 하나다. 전국의 농업계 고등학교 학생 수는 1만4천여명에 달한다. 이들 학교는 한국영농학생연합회를 1972년 결성하고 미래 청년농을 꿈꾸며 공부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일본·태국·미국 등과 농업교류 활동을 통해 국제이해 증진과 협력, 정보교환을 하고 있다. 국내에선 전국 하계 리더십 연수와 영농학생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학생의 기초 능력배양과 창의성 계발, 문제 해결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앞으로의 농업은 생명공학기술(BT) + 환경기술(ET) +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에그테크(Agtech;농업(agriculture)+기술(technology)가 될 것이다. 

코로나19가 경제와 사회 등 많은 영향을 줬지만 농업분야에서는 농업의 미래가치를 확인하는 기회가 됐다. 에그테크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1차 산업적인 농가가 되는 것을 벗어나야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 농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젊고 유능한 인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젊은 인재양성을 담당하는 대부분의 농업계 고등학교의 실습시설은 기존 생산위주의 열악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대화된 디지털 시설에 의한 교육여건은 미흡하다. 과거에는 농업인에게 재배기술만 요구됐다면, 현대의 농업은 규모화·고도화가 되었고, 데이터 기반 농업으로 전환이 이뤄짐에 따라 재배기술 이외의 새로운 첨단 기술이 추가로 요구되고 있다. 즉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드론, 로봇, 스마트팜 등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 가는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미래 첨단 농산업 기술이 필수가 되었다. 

따라서 에그테크에 필요한 정보기술(IT)활용능력과 스마트 정밀농업기술 능력을 교육해 디지털 역할을 갖춘 유능한 청년농을 집중 배출해야 한다. 또 반려동물 미용 및 케어, 식품가공, 조리 등 6차 산업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차세대 기술인력 육성을 위한 전문교육인력(교사)도 충원해야 한다.

이밖에 초·중등 교육과정에 농업을 체험하고 이해하는 교양농업(도시농업)교육이 포함돼 직업으로서의 농업뿐만 아니라 삶의 한 부분으로 농업을 인식하고 생활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학생들의 농산업에 대한 진로 탐색기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 뉴질랜드 등 선진 국가에서도 초·중등교육에 농업을 교양과목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근 농촌은 초고령화와 소득, 거주기반 약화로 지역소멸이 심각한 수준이다. 농촌이 소멸하면 식량생산까지 차질을 빚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농산물 가격의 불안정은 소비자의 가계도 어렵게 만들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어떤 선진국이든 나라의 근본인 농업이 부실한 국가는 없다.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의 미래가 보이도록 청년농을 집중 육성해야한다. 에그테크 시대를 대비해 청년 농업인을 육성한다면 우리나라도 농업 강국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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