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매일신문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지방시대
지면보기
 표지이미지
[10년 전 그날] 마포대교 이어 한강대교도 '생명의 다리'로 재탄생
상태바
[10년 전 그날] 마포대교 이어 한강대교도 '생명의 다리'로 재탄생
  • 김주현기자
  • 승인 2023.11.04 07:0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년 한강대교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각계각층 44인 '희망의 메세지' 새겨
8개 대학 80여 명의 예술전공 학생 제작 조형물 8점·버스정류장·생명의전화 등 설치
'생명의 다리' 사업 통해 85명 극단적 선택 멈춰···전화 상담 등 사전 예방적 개입 결과

2023년 서울시 한강다리 난간 50cm ↑···안전난간 설치 점진적으로 확대 공사 시행
시, AI 기능 CCTV 설치 확대 계획···'SOS생명의전화' 지난 12년간 자살위기자 2천 여명 구조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10년 전 헤드라인 뉴스를 통해 '과거 속 오늘'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고
더 발전했는지, 답보상태인지, 되레 퇴보했는지 점검해보고자 한다.


 [뉴스 타임머신-10년 전 그날]
2013년 11월 4일 마포대교 이어 한강대교도 '생명의 다리'로 재탄생

지난 2013년 11월 4일은 두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바로 '한강'과 '생명의 다리'다.

서울 한강대교가 마포대교에 이어 두번째로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삼성생명, 한국 건강증진재단과 손잡고 한강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조성했다고 2013년 11월 5일 밝혔다. [연합뉴스] 
서울 한강대교가 마포대교에 이어 두번째로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삼성생명, 한국 건강증진재단과 손잡고 한강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조성했다고 2013년 11월 5일 밝혔다. [연합뉴스] 

●한강대교도 '생명의 다리'로 재탄생···성악가 조수미 등 각계각층 인사 44명 '희망 메세지' 새겨 
서울 한강대교가 마포대교에 이어 두번째로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삼성생명, 한국 건강증진재단과 손잡고 한강대교를 '생명의 다리'로 조성했다고 2013년 11월 5일 밝혔다.

서울시 통계를 보면 2009년부터 2013년 7월까지 5년간 한강의 다리 가운데 자살시도가 가장 많았던 곳은 마포대교(110명)에 이어 한강대교(64명)가 두 번째다. 한강대교 생명의 다리 난간에는 운동선수 추신수·손연재, 성악가 조수미, 가수 이효리, 소설가 신경숙, 만화가 허영만 등 각계각층 인사 44명이 투신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전하는 희망 메시지가 새겨져 있다.

성악가 조수미는 '당신이 이겨야 할 사람은 당신의 경쟁자가 아닌 바로 어제의 당신입니다', '어제의 당신에게 지지 마세요', '어제보다 오늘 더 성장하는 앞서 있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난도 교수는 '그대, 이번에 또 실패했는가? 절망으로 다시 아픈가? 너무 실망하지 말자. 이 좌절이 훗날 멋진 반전이 되어줄 것이다', '위기가 깊을수록 반전은 짜릿하다. 내 인생의 반전 드라마는 끝내 완성돼야 한다'고 적었다.

마포대교에 새겨진 희망의 메세지. [연합뉴스] 
마포대교에 새겨진 희망의 메세지. [연합뉴스] 

희망의 메시지는 한강대교 양방향 1천680m에 설치된다.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조명과 함께 표시됐다. 8개 대학 80여 명의 예술전공 학생이 제작한 조형물 8점, 사랑과 응원의 말을 전하는 버스정류장, 생명의 전화 등도 설치됐다.

천석현 시 시설안전정책관은 "생명의 다리가 한강 투신을 아예 없앨 수는 없지만, 찰나의 감정으로도 자살에 이를 수 있게 때문에 바로 그 순간 관심과 메시지로 위로하면 한 건이라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가 마포대교를 대상으로 ‘생명의 다리’ 사업을 시작한 이래, 투신 시도는 급증했으나 실제 투신자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014년 3월 4일 밝혔다. 한강 다리 전체의 사망자 수는 2009년 102명, 2010년 87명, 2011년 95명, 2012년 65명, 지난해 11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시 관계자는 “85명이 극단적 선택을 멈춘 것은 전화 상담 등 사전 예방적 개입의 결과”라고 말했다.

안전펜스가 설치된 마포대교. [연합뉴스] 

●서울시, 한강다리 난간 50cm ↑·'SOS 생명의 전화' 상담 등 '극단 선택' 감소 노력
서울시가 한강 다리 투신을 예방하기 위해 난간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3월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안에 잠실대교, 한남대교, 양화대교 난간을 1.65m로 높이는 공사를 마칠 예정이다. 다리에서 투신하는 방식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교량 높이를 높임과 동시에 난간 끝부분에 상단회전체를 설치할 계획이다. 상단이 고정되지 않게 만들어 난간 위로 올라가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이미 2021년 한강대교와 마포대교에 대한 작업이 완료됐다.

한강 다리 위 극단선택을 줄이고자 설치한 'SOS상담의전화'. [연합뉴스] 
한강 다리 위 극단선택을 줄이고자 설치한 'SOS상담의전화'. [연합뉴스] 

현재 서울시가 관리하는 다리는 총 20개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교량의 평균 높이는 1.1m다. 서울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유동이 많으며  극단 선택 시도가 많이 발생하는 장소 위주로 공사를 점진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시는 2025년에는 원효·서강대교, 2027년에는 광진교에 안전난간을 설치할 계획이다. 시는 안전난간 효과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극단적 선택 시도 건수가 많은 교량 위주로 안전난간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윈회 소속 국민의힘 김길영 의원에 따르면 자살시도 건수는 2021년 626건에서 2022년 1000건으로 60% 가량 늘어났으며 자살시도 총 2345건 중 마포대교가 622건 가장 많이 신고됐다. 이어 한강대교(232건), 양화대교(172건), 한남대교(158건), 동작대교(138건) 순으로 나타났다. 

시의 안전난간 확대는 한강 교량 극단적 선택 시도가 갈수록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최근 3년간 20개 한강 교량 극단적 선택 시도는 △2020년 474건 △2021년 626건 △2022년 1000건으로 매년 늘어나는 중이다. 2023년에도 지난 9월 기준 719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시는 인공지능(AI) 기반 CCTV 설치도 확대할 계획이다. 2021년에 구축된 AI CCTV는 사람으로 추정되는 객체가 난간 근처에 300초 이상 머무르면 한강 교량 CCTV 통합관제센터에 알람이 울리고 관제사가 영상을 보고 투신 위험자라고 판단하면 순환구조대 등이 투입되는 방식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까지 미설치 6개 교량 전부 설치가 목표”라고 말했다. 

빅데이터로 보는 SOS생명의전화. [생명보험재단 제공] 
빅데이터로 보는 SOS생명의전화. [생명보험재단 제공] 

한편 한강 다리 위 극단선택을 줄이고자 마련된 ‘SOS생명의전화’는 운영 12년차를 맞이했다. 2011년 7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상담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 12년간 총 9,492건의 자살위기상담이 진행됐으며 이 중 투신 직전의 자살위기자를 구조한 건수는 2,103명이다. 'SOS생명의전화’ 이용자 성별을 살펴보면, 남성이 5,404명(57%)으로 여성 3,411명(36%)에 비해 1,993명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20대 3,075명(32.4%), 10대 2,642명(27.8%), 30대 616명(6.5%) 순으로 나타났으며, 1020 이용자가 전체 중 60%를 차지했다.

‘SOS생명의전화’는 자살을 고민 또는 시도하는 이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한강 교량에 설치된 긴급 상담 전화기다. 생명보험재단은 2011년부터 현재까지 20개 교량에 총 75대의 ‘SOS생명의전화’를 설치했으며 한국생명의전화와 함께 365일 24시간 전화상담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김주현기자
joojoo@jeonmae.co.kr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유정희 2023-11-04 08:16:39
소중한 생명들의 안타까운 죽음에 ...
이제서야 벽을 높인다하니 ...
왜 연속으로 두명의 투신에 따른 반응인가요 ?
진즉 벽을쌓던 근무자를 세우던 했었어야죠 ...
늦장 대응에 안타까운 자식을 잃게되었고. ...

지나가다 차세우고 손목좀 잡아주지
전화신고만하고 지나치신 분들 ...
정말 각박한 세상으로 느껴집니다.

남겨진 부모는 세상이 원망스럽네요 ...

(우울증 시달리는 젊은사람들 정부에서 말만 하지말고 진정으로 와닿는 정책을 내놓으세요 ...)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