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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리더의 자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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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리더의 자격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11.2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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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인간은 태초부터 조직을 만들어 생활해 왔다.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조직은 무리의 수장이 있었고 힘의 논리에 의해 세력이 형성됐다. 지금도 방법은 다르지만 힘의 논리가 인간생활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계급과 계층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사회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은 무늬만 바뀌었을 뿐 엄연히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존재하고 있다. 조직은 작게는 취미생활을 하는 동아리부터 사회단체 지방자치단체 국가 국가연합 등 규모가 천차만별이다. 이러한 조직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바로 리더이다. 리더의 철학과 가치관 열정 등에 따라 그 조직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리더의 무능력이 계속되면 조직은 경쟁력을 잃고, 리더의 능력이 뛰어나면 조직은 경쟁사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이는 정당 기업 자치단체 사회단체 등 모든 부분에서 적용된다. 결과적으로 리더의 능력에 따라 조직원의 삶이 차이 나기 때문에 리더의 능력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구성원들의 표로 리더를 선출한다. 대통령을 포함해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선출직 공직자이지만 실제 업무를 담당하는 공직자들은 일정한 절차와 규정에 따라 선발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부정이 있다면 구성원 자체는 물론이고 조직의 위계질서는 망가지게 되어 있다. 인사경영의 투명성은 조직운영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과거 나치의 경우 의회 민주주의와 다수결의 정치 등을 부정하고 오직 힘의 논리로 지배했다. 인간은 분명하게 우열이 있다는 사회진화론을 바탕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지도자 한 사람의 생각에 의해 모든 것이 움직였다. 때문에 국민 대중은 이에 무조건 복종해야 하며 자신과 집단의 주장을 전달할 통로마저 봉쇄됐다. 지도자가 피지도자에게 무제한의 권한을 가지고 있어 개인의 삶보다 지도자의 목적을 충족시키는데 집중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 등 제국주의를 표방한 나라들은 결국 패망했으며 독재자와 전범들은 현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으나 대통령선거에 가려 아직 수면위로 부상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입지자들의 움직임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내년 6월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도지사 특별 광역시장을 포함해 시장 군수 구청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수 천명을 동시에 선출한다. 1995년 처음 실시한 이래 벌써 30년이 되어 간다. 4년마다 실시되는 지방선거는 자리를 지키려는 현직과 자리를 뺏으려는 도전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앙금이 지역사회를 분열시키는 폐단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고 자치제를 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도자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의 진정성과 가치관 열정 등이 점점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주민들의 선택을 받겠다고 하는 사람이 경쟁자를 비방하고 비하하는 등 흑색선전에 집중한다면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지도자로 나서겠다는 사람들이 지역의 미래를 위해 분명한 비전과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정책을 바탕으로 평가를 받는 사람이 올바로 된 지도자다.

1992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후보시절 “바보야, 문제는 경제다”(It's the economy, stupid)라는 슬로건으로 철옹성 같은 공화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당시 공화당 후보였고 현직 대통령인 부시는 걸프전 승리와 소련의 연방제 해체 등 냉전시대를 종식시켜 무려 90%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부시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클린턴은 경제정책에 집중해 40대 초반에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는 영광을 안았다. 물론 선거 과정에서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보수층이 분열되기는 했지만 클린턴의 당선을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클린턴은 당선 후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춰 실업률 해소와 북미자유무역협정 IT기업육성 등을 펼쳐 결국 미국정부의 재정적자를 흑자로 전환시키는 대통령이 됐다. 리더의 분명한 철학과 정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주고 있다.

지도자의 지도력은 영도력으로 평가 받는다. 권위만 내세워 자리를 즐기는 지도자와 권력에 아부하는 영혼 없는 기생충들은 조직은 물론 구성원들의 삶의 질을 크게 훼손한다. 율곡 선생은 꽃과 열매는 함께 가질 수 없다고 했다. 권좌에 앉았다고 마치 다 가질 것처럼 지도력을 남용한다면 조직과 역사는 후퇴할 수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 뜻을 가지고 있는 입지자들은 비방과 흑색선전 등에 연루되지 말고 ‘선함과 진실함’으로 주민들에게 심판받길 바란다. 그래야 정당하고 권위 있는 리더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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