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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4차산업혁명이 가져온 농업의 새모습 – 디지털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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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의 窓] 4차산업혁명이 가져온 농업의 새모습 – 디지털 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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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2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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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밤도 걱정이 없다. 하우스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온도가 높아진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양만큼의 물도 준다. 직접 농장에 가서 수시로 농작물을 살펴봐야 하는 일도 하지 않아도 된다. 농장에 연결된 센서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언제 어디서든지 살펴볼 수 있다. 농업은 이제 농촌의 논밭뿐만 아니라 도시 속의 아파트, 건물의 주차장이나 옥상, 사무실과 가정집 등 작은 곳에서도 이뤄진다. ‘정밀농업’과 ‘스마트기술’을 융합한 디지털 농업 덕분이다.

비닐하우스·유리온실 등에 정보통신기술(ICT)·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인공지능(AI)·로봇 등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팜(Smart Farm)이 미래형 농업의 비즈니스모델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팜 농업 기술은 기후위기에 따른 식량안보와 식량 수급안정을 위한 최적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실제 사례를 몇가지 살펴보자 먼저 김제, 상주, 고흥, 밀양 등지의 대규모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자동화 기술로 농민들의 농작업 편리성을 높이고 있다. 환경·작물생육·병해충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지능화된 과학농업기술로 농업에 대한 오랜 경험이 없어도 누구나 안정적으로 고생산·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상도역, 답십리역, 천왕역, 충정로역, 을지로5가역 등 도심속 지하철역에는 수직농장(Vertical Farm)이 있다. 수직농장의 특징은 농지가 없는 도심 지역 건물에서도 작물을 대량으로 재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재배시설이 건물 내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아 온도·습도·빛·농업용수 등 농사에 필요한 환경을 통제하는 것도 손쉽다. 반도체 공장 같은 첨단시설로 비닐하우스의 40배에 이르는 생산성을 보여주고 있다.

영하 25도의 극한 환경인 남극세종과학기지에서도 수박과 토마토 등 열매채소를 실내농장(컨테이너 오토팜)에서 직접 길러 먹고 있다. 실내농장은 발광다이오드(LED)를 인공광으로 이용해 식물을 키우는데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빛의 주기와 세기를 농작물의 종류와 생육단계에 따라 조절하는 기술이 사용됐다.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29개 나라가 남극에서 83개의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잎채소와 열매채소를 동시에 재배할 수 있는 실내농장을 구축한 연구기지는 미국과 우리나라뿐이다.

사막에서도 컨테이너 오토팜을 이용해 농작물을 기를 수 있다. 이미 우리기술로 만든 모듈형 컨테이너 팜이 아랍에미리트(UAE)에도 수출됐다. 모듈형 컨테이너 팜은 인공지능(AI)기반 자동화가 적용돼 기존 수경재배 대비 물 사용량을 98% 절약할 수 있고 생산량도 최대 100배 이상 끌어올린다. 컨테이너 오토팜의 장점은 실내뿐 아니라 실외 어디나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동이 편리한 컨테이너에 실내농장을 설치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의 디지털 농업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증거는 또 있다. ‘IT농업올림픽’이라 불리는 2019년 제2회 세계인공지능(AI)농업대회에 국립한경대 디지로그팀이 참여해 3위를 차지했다. 대회는 네덜란드 와게닝겐 대학에 설치된 약 99㎡의 유리온실에서 우수한 품질의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농업인과 인공지능(AI)의 대결이었다. 코로나19로 네덜란드에 갈 수 없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디지로그팀은 대회 장소에서 약 8,600km 떨어진 한국에서 농장시설을 원격제어하며 자체개발한 인공지능(AI)기술로 물·햇빛·온도·비료 양 등을 모니터링해 최상품의 방울토마토를 생산해냈다.

농업은 식량을 생산해 인류의 생명을 지켜주는 영원불멸의 수단이자 근간이다. 현대 사회에 들면서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한 일손 부족현상과 농촌소멸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농지는 도시화로 인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잦은 폭우, 가뭄 등 이상기후와 병충해가 잦아져 재래식 농업으로는 한계에 달했다. 전 세계가 식량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농업·농촌의 총체적 위기를 벗어나려면 노동집약적 농산업에서 디지털 농업 즉 스마트팜으로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이제 농업도 4차산업혁명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전국매일신문 칼럼] 문제열 국립한경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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