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식 칼럼] 동행(同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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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칼럼] 동행(同幸)
  • 김연식 논설실장
  • 승인 2021.10.1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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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식 논설실장
김연식 논설실장

골프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 인구는 5182만명. 이중 골프인구는 520만명으로 추정된다. 국민 10명 중 1명이 골프를 즐기는 셈이다. 골프를 하는 연령대가 20~70대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이 인구를 대입하면 골프인구는 더 많은 수치이다. 이쯤이면 골프는 대중적인 스포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공식적인 집계는 아니지만 최고의 동호회로 알려진 배드민턴이 300여만 명으로 추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골프는 부동의 1위 종목이다. 2020년 기준으로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동호인 수는 배드민턴 축구 탁구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전문체육은 축구 야구 태권도 등의 순서였다.

골프는 종목의 특성상 생활체육 활동이 미비하기 때문에 등록된 선수 규모는 후순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귀족스포츠라고 불리는 것은 이용료 때문이다. 과거 정관계 로비는 반드시 골프를 통할 정도로 대중들이 가까이 할 수 없는 스포츠였고, 지금도 웬만한 회원제 골프장은 일반인이 쉽게 출입할 수 없을 만큼 규정이 까다롭다. 고위 공직자와 정치인이 각종 재난재해에 골프장을 이용하면 언론에 보도될 만큼 아직도 특별한 시선을 받는 것이 골프이다. 개인종목 최다 이용객을 자랑하는 골프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로부터 좋은 시선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비싼 이용요금 때문이다.

최근 국내 골프장 이용요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하지 국외 골프이용객이 국내로 몰리면서 이용료가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매월 2만여 명이 해외골프장을 이용하고 있으나 이들이 국내 골프장을 이용하면서 요금이 올랐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실제 수도권 골프장은 평일에도 20여만 원 안팎을 기록하고, 주말에는 30만원을 넘는 곳이 많다. 카트비와 캐디비 등을 합하면 한번 라운딩 하는데 보통 40~50만 원 정도는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골프장이 많은 강원도 충청권 등도 요금이 덩달아 올라 일반 서민들의 골프장 출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

골프장 이용요금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정치권에서도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 요금이 급등한 만큼 이용객들의 불만도 폭증해 제도권에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정부가 각종 세제혜택을 주는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일부는 회원제 골프장보다 이용요금을 비싸게 받고 있다. 정부는 골프의 대중화를 위해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취득세 재산세 종부세 등의 세제혜택과 함께 일반 과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고액의 회원료를 받고 운영하는 회원제 골프장의 경우 중과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과는 정 반대이다. 이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일반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제 골프장이 최근 고액의 이용료는 물론 각종 부대시설까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국회에서 거론된 부대시설 사용료를 보면 막걸리 한 병에 1만2,000원, 떡볶이 한 접시에 3만6,000원 등 최고 10배 이상 폭리를 취한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골프장의 외부음식 반입금지 행위가 거래영업상 지위남용이라는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고쳐지지 않고 있다. 골프장 사업장의 배짱장사라는 비판마저 돌고 있다.

카트 사용료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내 골프장에서 받는 카트 사용료는 5,000원에서 10만원까지 최고 20배 정도 차이가 난다. 골프 카트 1대 가격이 1,200만원 안팎. 2개월만 운영해도 카트 구입비 회수가 가능하다는 게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하루 4~5시간 이용료로 10만원을 부과하는 것은 고급 승용차의 하루 렌탈 요금보다 비싸다. 국내 한 컨설팅 업체가 실시한 표본조사에서 지난해 골프장 영업이익은 전년도 대비 54% 상승했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는 올해에는 영업이익이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골프장 사업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돌자 정치권과 정부는 최근 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얼마나 개선이 이루어질지는 모르지만 이용객의 불만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골프는 귀족스포츠라는 비난도 있지만 장점도 많다. 골프장을 걸어서 다닐 경우 하루 1000~1500kcal 소비된다.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 심혈관 기능은 물론 어깨 가슴 복부 다리 등의 근력운동에 많은 도움을 준다. 초록색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효과가 있어 우울증 치료에도 도움이 되고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합성을 돕는 햇빛을 보기 때문에 심신이 건강해지는 운동이다. 사회적인 인적교류효과도 골프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어려운 가운데 반대로 한 쪽에서는 이익을 보는 곳도 분명 있다. 그러나 때를 잡아 한 몫 챙기겠다는 운영방침은 치졸한 장사꾼에 불과하다. 진정한 경영인은 이용자와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동행(同幸)을 할 줄 알아야 한다. 골프장 사업주의 아름다운 경영을 기대해 본다.

[전국매일신문] 김연식 논설실장
ys_kim@jeonm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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